‘40번가의 기적’…핵심은 ‘이웃처럼’
[KBS 창원] [앵커]
지방소멸의 위기, 지역 언론도 예외는 아닙니다.
KBS 창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독일 현지 취재를 통해, 지역 언론의 미래를 고민하는 기획 취재를 준비했는데요.
지역민과 소통, 문제 진단을 넘어 해결까지 함께 고민하는 독일 지역 언론의 사례를 최진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가정집처럼 평범하게 생긴 한 건물.
지역 신문기자 출신 등 4명이 만든 온라인 언론사 '피어눌'의 보금자립니다.
지역 뉴스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2년 전 만들어진 '피어눌'은 독일어로 40이라는 뜻으로, 우편번호 앞 2자리를 따왔습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을 소개하는 생활 속 기사는 물론, 대중교통 체계와 공항 문제 등 지역 밀착형 보도를 다룹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주민과 대담이나 음악회를 열고, 범죄 현장을 함께 방문하는 등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창립 당시 3백 명에 불과했던 유료 독자 수는 2년 만에 만 명까지 늘어, 독일 지역 언론계에서는 '40번가의 기적'으로 불립니다.
[한스 옹켈바흐/피어눌 대표 : "구독자들과 함께 한 달에 2번씩 실제 범죄 현장에 가서 토론하는 것을 도입했습니다."]
지역의 고민을 담은 의제를 설정하고, 또 해결 방안을 주민과 함께 찾는 취재 방식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독일 공영 방송사와 지역 신문사 등이 뜻을 모아 만든 '본 인스티튜트'.
지역 언론사들과 협업해 지역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 기관은 취재 과정에 지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게 최우선입니다.
도시 재생과 위생, 안전 문제 등을 주제로 시민과 토론회도 마련했습니다.
[파울라 뢰슬러/본 인스티튜트 소통 담당 : "지역 언론은 지역민들이 원하는 주제에 아주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그들이 일상 생활에서 반응하는 주제들을 (중앙 언론보다)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기관은 지역 한 언론사와 반년 동안 문제 해결 방식 보도에 집중했고,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3배나 늘었습니다.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독일 지역 언론의 실험들, 지방소멸의 위기 속, 지역 언론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영상편집:김도원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로컬저널리즘'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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