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일부 학살 피해자 명단 있다…학살 사실 인정해야”

지종익 2023. 11. 9. 21: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간토대지진이 일어난지 100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당시 조선인에 대한 학살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오늘(9일) 일본 의회에서 일본 정부가 일부 피해자의 명단을 갖고 있고 배상까지 논의한 적이 있다며 기록이 없다는 건 거짓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1923년 간토대지진 발생 당시, 일본에선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조선인 수천 명이 학살당했습니다.

당시 백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사이타마현의 지사는 조선인 희생자를 애도했습니다.

[오노 모토히로/사이타마현 지사/9월 5일 : "유언비어로 인해 조선인 학살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마음이 아픕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 정부는 학살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의회에서 나왔습니다.

[후쿠시마 미즈호/일본 참의원 : "법무상! 사이타마현의 희생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고이즈미 류지/일본 법무상 : "지방자치단체장의 개별 언동에 일일이 의견을 말하는 것은 삼가고자 합니다."]

일본 정부는 학살당한 중국인들의 피해 조사 문서도 보관하고 있습니다.

간토대지진 다음 해인 1924년, 주중국 일본공사관이 일본 외무성에 보낸 겁니다.

[일본 외무성 심의관 : "해당 복사본은 현재 외무성 외무자료관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후 피해 배상에 관한 일본 정부의 각의 결정, 중국과의 협의 과정까지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의원은 추궁했습니다.

[후쿠시마 미즈호/일본 참의원 : "공문서가 확실히 있습니다. 기록이 있는 겁니다. 살해에 관한 기록이 있잖아요. 그런데 기록이 없다고 하는 건 거짓 아닌가요?"]

법무상은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고이즈미 류지/일본 법무상 : "(기록이 없다는) 관방장관의 발언은 과거의 정부의 견해를 밝힌 것입니다. 법무상으로서도 정부 견해와 동일합니다."]

일본 정부는 학살 사실을 외면하고 있지만, 학살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백 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유근호/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문종원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