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불러줘” “치킨집 데려다줘”…119 신고 절반이 ‘민원성 신고’
[KBS 춘천] [앵커]
오늘(9일)은 소방의 날입니다.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게 119입니다.
그런데, 촌각을 다퉈야 하는 119상황실에 각종 민원 전화가 이어지고 있어, 정작 긴급 상황 대응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4시간, 각종 응급신고가 빗발치는 119 종합상황실.
한 남성이 난데없이 택시를 불러달라고 호통을 칩니다.
[신고자 A 씨/음성변조 : "택시 부르려고 했는데 통화가 안 되니까 너한테 전화를 했지! 택시 불러봤는데 택시가 없대 ○○놈의 ○○야! 욕한 거 고소해 ○○놈의 ○○야!"]
나무에 드론이 올라갔다며, 내려달라는 전화도 걸려옵니다.
[신고자 B 씨/음성변조 : "드론을 넓은 운동장에 와서 날리고 나무 위에 끄트머리에 올라가 가지고..."]
이번엔 치킨집에 데려다 달라는 황당한 신고까지 이어집니다.
[신고자 C 씨/음성변조 : "○○치킨에 거기 좀 가주세요. (○○치킨에는 택시 타고 가셔야죠.)"]
이런 비긴급 신고가 하루 수백 건 씩, 많은 날은 1,000건 넘게 걸려오기도 합니다.
[곽민겸/강원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장 : "핸드폰을 바다에 빠뜨렸는데 그거 대신 좀 꺼내달라 아니면 신발이나 이런 게 하수구 밑에 빠졌는데 비싼 신발이니까 좀 꺼내달라 뭐 이런 경우들..."]
지난해 강원소방본부에 접수된 119신고 전화는 모두 45만여 건.
이 가운데 절반이 단순 민원성 전화였습니다.
올해도 9월까지 20만 8,000여 건의 비긴급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전화를 받느라 정작, 긴급 상황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홍명화/강원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령 : "이런 신고 때문에 정작 소방대를 필요로 하는 경우 먼 거리에서 출동하거나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건 결국 여러분들의 재산뿐만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생명이나 재산에 위협이 되는 경우만, 119로 신고하고 단순 민원성 신고는 민원안내 콜센터인 110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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