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충원 규모’ 평행선…서울지하철 수능 후 2차 파업 예고

유경선 기자 2023. 11. 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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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공노조 오늘까지 경고 파업…사측과 대화는 이어가기로
서울시 “타협 없이 원칙 대응” 강경…접점 찾기 쉽지 않을 듯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서교공노조)가 9일부터 이틀간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서교공노조는 서울시와 공사 측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2차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서울시와 공사측은 강경 대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 소속인 서교공노조는 사측과 인원감축 문제를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9~10일 한시적으로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사측이 인원감축 방침을 밀어붙이기보다 노조와 협의를 시도한 점을 평가해 전면 파업이 아닌 경고성 파업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서교공노조와 연합교섭단을 구성했던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서교공노조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쟁점은 올해 정년퇴직으로 인해 발생한 빈자리를 신규채용으로 충원할지 여부다. 공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정년퇴직을 통해 정원 자연감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당장 업무공백이 불가피하므로 더 늦기 전에 이를 신규채용으로 채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현원 유지를 위해 하반기에 채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771명에는 정년퇴직분 276자리가 포함돼 있다. 공사는 당초 383명을 올해 감축 목표로 잡고 771명에서 이를 제외한 인원만 새로 뽑겠다고 했다가 전날(8일) 오후 실무교섭에서 감축 규모를 110명대까지 줄인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안에 정년퇴직분 충원은 반영되지 않았으며 신규 사업 관련 인력으로 채워졌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서교공노조 관계자는 “결원이 생겼을 때 공사가 이를 충원하는 것은 노사 단협에 있는 내용”이라며 “당장 1월부터 276명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으로, 이미 채용 시기를 넘겨도 한참 넘겼다”고 말했다.

명순필 서교공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내년 1월부터 현장인력이 비면서 조합원들이 힘들어질 걸 뻔히 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은 (노조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시민의 안전을 볼모로 (한다)”고 했다. 출정식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조합원 7000명이 참가했다.

공사는 강경대응 입장과 함께 교섭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미래적 관점에서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언제든 전향적으로 교섭할 의향이 있으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강경 대응 원칙을 밝혔다. 서울시는 “명분 없는 파업”이라며 “타협 없이 원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말 기준 공사의 누적적자가 18조4000억원에 당기순손실이 7800억원이라는 점, 해고를 통한 인원조정이 아닌 자연감축에 따른 인원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날 실무교섭에서 제시한 절충안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협의안에 현장 안전인력 충원을 위한 신규채용, 불합리한 임금 잠식구조 해소 등이 담길 예정이었다”며 “하반기 예정이던 신규채용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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