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팬 울렸던 'SK 왕조 포수' 롯데서 포수 육성 나선다, "예전 인기 있던 때로 돌아가게 힘 보탤 것" 굳은 다짐

양정웅 기자 2023. 11. 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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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롯데 정상호 배터리코치가 최근 경남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SK 왕조'의 일원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맞붙었던 안방마님이 어느덧 지도자가 돼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포수조련사'의 경고 아닌 경고 속에 정상호(41) 신임 롯데 배터리코치가 새 팀에 적응하고 있다.

정 코치는 최근 롯데의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경남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잘 준비해서 선수들과 어울려 예전 한창 인기 있던 롯데로 돌아갈 수 있게끔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1일부터 롯데 선수단에 합류한 정 코치는 김태형(56) 신임 사령탑의 요청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그는 선수 시절 SK(2012~2014년)에서는 배터리코치로, 두산(2020년)에서는 사령탑으로 김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인연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정 코치는 "감독님이 포수 출신이다 보니까 또 디테일하게 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며 "감독님이 추구하는 생각들을 중간에서 선수들과 같이 잘해서 한 시즌을 치를 것이다"고 말했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현 SS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정 코치는 SK와 LG, 두산 등을 거치며 2021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통산 1154경기에서 타율 0.245 73홈런 346타점 OPS 0.699의 성적을 거뒀다. SK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던 이른바 '왕조' 시절 정 코치는 전설의 포수 박경완의 백업으로, 때로는 본인이 주전에 등극하며 팀에 보탬이 됐다.

선수 시절인 2021년의 정상호 코치.
특히 SK의 전성기는 롯데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시기(2008~2012년)와 겹친다. 이 기간 정 코치는 롯데전 59경기에서 타율 0.331(145타수 48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 2011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연장 10회 초 크리스 부첵을 상대로 결승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정 코치도 당시 롯데 팬들의 열기를 기억하고 있다. 그는 "여기(부산)가 세긴 셌다. 열정이 다른 도시들과는 다르고 더 세다. 인기도 더 많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다른 코치, 선수들과 잘 어울려 재밌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수 포지션은 김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김 감독의 선수 시절 포지션이기도 했고, 두산과 SK에서 오랜 코치 생활을 통해 '포수조련사' 이미지도 생긴 만큼 집중관리대상이다. 지난달 25일 상동야구장에서 열린 첫 상견례 자리에서도 김 감독은 "포수 쪽은 예민하다. 배터리코치가 힘들 것이다"고 말할 정도였다. 바로 그 배터리코치로 정 코치가 선택된 것이다. 김 감독의 말에 대해 정 코치는 "감독님이 포수 출신이다 보니까 또 디테일하게 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며 "감독님이 추구하는 생각들을 중간에서 선수들과 같이 잘해서 한 시즌을 치를 것이다"고 밝혔다.

롯데 포수진이 7일 경남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의 마무리훈련에서 펑고를 받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짧은 시간이지만 롯데 포수들에 대한 느낌은 어떨까. 정 코치는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활달하고 밝은 편이다. 스타일 자체도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 포수들은 큰 목소리로 활발하게 훈련에 임했는데, 정 코치는 "나도 어릴 때 선수로 뛰면서 느꼈지만,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면 경직될 수 있다"면서 "재미를 섞으면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끔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무슨 메시지를 전할까. 정 코치는 "자신 있게 하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자신 있게 하라고 한다. 먼저 생각했으면 고민하지 말고 바로 실행하라는 말도 많이 한다"고 밝혔다. 물론 어린 선수들에겐 쉽지 않은 주문이다. 하지만 정 코치는 "중요한 순간에 그런 마인드를 심어주는 게 코치의 역할이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롯데의 1군 코치진은 정 코치를 비롯해 김주찬(42) 타격코치, 고영민(40) 주루코치, 유재신(36) 작전코치 등 30대 후반~40대 초반의 젊은 지도자들이 포진해 있다. 정 코치는 "예전에는 코치라고 하면 딱딱한 분위기가 있었다. 요즘은 시대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보니 코치 같으면서도 어떨 땐 형 같은, 중간에서 잘 섞어서 선수들이 항상 경기장에 나오고 싶어 하는 마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유강남.
지난해까지 이렇다 할 주전 포수 없이 허약한 안방을 보유했던 롯데는 올해 FA(프리에이전트) 포수 유강남(31)의 합류로 숨통이 트였다. 121경기에서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 OPS 0.726의 성적을 올린 유강남은 수비에서 장기인 프레이밍과 리더십을 보여줬고, 전반기 부진(타율 0.233)을 후반기(0.308)에 만회하면서 두 자릿수 홈런도 달성했다. 당연히 이런 유강남의 존재는 배터리코치에게 든든할 수밖에 없다. 정 코치는 "유강남이 주전으로 잘 버티면서 정보근이나 손성빈 같은 선수들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코치는"재밌게 한번 해보고 싶어서 롯데를 선택했다"며 "롯데라는 팀에 처음 왔고, 선수와 팀 문화 등을 알아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선수들과 잘 어울려 한 시즌 재미있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고 밝혔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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