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장비 덕에…우주를 보는 눈, 더 밝아졌다

이정호 기자 2023. 11. 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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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개발 적외선 분광기
하와이 제미니 천문대 설치
반사경 8.1m ‘최대급’ 시설
3000광년 떨어진 천체 관측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적외선 분광기 ‘IGRINS-2’(노란색 직육면체) 모습. 천문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첨단 적외선 분석 기기가 미국 하와이에 있는 천문대에 장착돼 첫 관측에 성공했다. 기존에 쓰이던 기기보다 성능이 좋아 별 진화 과정과 외계 행성 탐색 연구의 수준을 높일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천문연구원은 9일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에 있는 제미니 천문대에 설치한 적외선 분광기 ‘IGRINS-2’를 이용해 먼 우주에 존재하는 천체를 시험 관측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분광기란 천체 망원경에 들어온 빛을 파장별로 분해하는 장비다. 이렇게 하면 해당 천체가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 이동 속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천문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IGRINS-2는 여러 성질의 빛 가운데 적외선을 분석하는 데에 특화됐다.

연구진은 2020년부터 IGRINS-2를 개발하기 시작해 지난달 제미니 천문대에 설치를 완료했다. 그리고 이번에 첫 시험 관측에 성공한 것이다. 2014년 미국 연구진과 공동 개발한 IGRINS 분광기가 천문학계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성능을 개량해 새로 내놓은 것이 IGRINS-2이다.

제미니 천문대의 반사경은 8.1m에 이르러 역시 하와이에서 운영 중인 스바루 천문대(8.2m)와 함께 ‘단일경’, 즉 조각 거울이 아닌 통거울을 쓰는 광학망원경으로는 세계 최대급 시설로 꼽힌다. 제미니 천문대는 한국과 함께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이 공동 운영하고 있다.

IGRINS-2를 이용해 제미니 천문대가 관측한 천체는 지구에서 3000광년 떨어진 ‘NGC 7027 행성상성운’이다. 태양보다 3~4배 질량이 컸던 별이 죽음 단계에 이르러 외피를 우주로 흩뿌리면서 만든 잔해다. 우주과학계는 NGC 7027이 생성되기 시작한 시점을 600년 전으로 보고 있다.

IGRINS-2를 이용한 시험 관측은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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