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사기 혐의 업체 대표, 지난달 윤 대통령 사우디 순방 동행

박은경·구교형 기자 2023. 11. 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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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개 기업의 경제사절단 포함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상화폐 업체 대표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9일 SBS 보도에 따르면 가상화폐 업체 대표 A씨는 지난 2018년 코인을 발행한 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유명 기업들과 관계를 내세워 투자를 유치했다. 이 업체의 다른 관계자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면담 가능성도 홍보했다. 그러나 당초 홍보했던 만남 등은 이뤄지지 않았고, 해당 코인도 당초 회사가 약속한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해외 거래소에 상장됐다. 이에 2019년 말 투자자 40여명은 50억원 넘는 피해를 봤다며 A씨 등 회사 관계자 1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피해 금액 일부가 변제되면서 고소는 취하됐지만, 검찰은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A씨는 한국경제인연합회가 선정한 139개 기업 중 하나로 지난달 윤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에 동행했다. 심지어 이 업체 측은 순방 이후 코인 관련 대화방에서 “사우디 관련 소식은 좋은 결과가 나올 듯하니 조금 더 기다려 달라”며 홍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중소기업 자격으로 참여했다.

한경협은 해당 업체가 다른 이름으로 지원해 수사 사실까지 확인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사절단 명단에 들어간 뒤 관련 제보가 있었다.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투자 포럼과 경제인 만찬은 참여를 못하게 했다”면서 “한경협 차원에서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부터 4박6일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1조원 규모의 새로운 투자·교역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시켰다면서 ‘세일즈 외교’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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