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검사 탄핵은 협박 탄핵…나를 탄핵하라"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은 9일 더불어민주당의 손준성 대구 고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 "탄핵하겠다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저를 탄핵해달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로비에서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자 검사를 겁박하고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고발 사주 의혹'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월에도 '간첩 증거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에 대한 보복 기소 의혹과 관련해 안동완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의 탄핵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검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를 탄핵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선고한 판사들도 탄핵하려 할지 모른다"며 "이런 부당한 탄핵은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동완 검사는 사건 처리한 지 9년 만에, 손준성 검사는 기소된 지 1년 만에 탄핵(안이 발의)됐다"며 "탄핵할 만큼 비위가 명백하다면 왜 9년, 1년 반씩 놔두고 이 시기에 탄핵하려는 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검사 탄핵안이 의결되면 직무가 정지된다.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라며 "그러나 수사팀이 어떠한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제대로 수사의 결론을 낼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