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 제주 친환경 농업 면적 감소

박미라 기자 2023. 11. 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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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높은 생산비용 등 초래…농민 80% “기후가 성장 저해”

제주 친환경 농업이 면적이 다소 줄어드는 등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발간한 ‘제주지역 친환경농업 생산자 실태와 확산 지원 방안’을 보면 친환경 인증 농가는 2016년 1144호에서 2022년 1281호로 약간 늘었으나 친환경 인증 면적은 같은 기간 2409㏊에서 2347㏊로 감소했다.

연구원은 친환경 농업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 8월2~28일 제주에서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민 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친환경 농업의 어려움으로 잡초와 병해충 관리(5점 만점 기준 4.31점), 기후변화 등 생산여건의 악화(4.19점)를 꼽았다. 이어 높은 생산 비용(4.06점)에 비해 낮은 출하가격(4.03점), 일손 확보(3.96점)와 안정적인 판로 확보(3.82점)가 어렵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중 30.9%는 관행농업을 병행했다. 주된 이유는 친환경 농사만으로는 소득이 보장되지 않고(43.6%), 현재 기술 수준이나 조건 때문에 전체를 친환경으로 바꾸기 어려워서(39.7%)였다. 응답자의 68.9%가 친환경 농업으로 3000만원 미만의 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환경 농가들은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0.8%가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의 성장 저해와 생산 불안정성이 증가했다고 했다. 또 새로운 종류의 병해충 증가(77.2%), 작물 재배의 적정 시기와 적지의 변화(62.4%)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친환경 농업을 하는 이들은 50대(39.0%)와 60대(38.4%)가 주를 이뤘으나 40대 이하도 22.6%에 이른다. 경력은 30년에서 1년이 안 된 경우까지 다양했고 배경도 가족 승계, 귀농한 전문직, 청년, 이주자 등 다채로웠다.

연구원 관계자는 “향후 친환경 농업 정책은 인증 농가를 조금씩 늘려가는 방법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 제주 농업의 친환경 농업으로의 대전환’이라는 방향에서 과감한 확대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농업은 합성농약이나 화학비료, 항생제 및 항균제 등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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