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빈 살만 만난다" 사기 혐의 업체, 중동 순방 동행
<앵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139개 기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동 순방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코인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는 한 업체 대표가 포함된 사실이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는데, 이 업체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만나기로 했다며 투자자를 모집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상화폐 업체 대표 A 씨가 투자자에게 보낸 SNS 메시지입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해외 유명 기업들과 만나기로 했다고 말합니다.
같은 업체의 한 임원은 "다음 주 빈 살만 등과 만난다"며 투자를 권유합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18년 코인을 발행한 뒤 세계적 유명 기업, 인사들과의 관계를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홍보한 만남 등은 이뤄지지 않았고, 해당 코인은 회사가 약속한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해외 거래소에 상장됐습니다.
2019년 말 투자자 40여 명이 50억 원 넘는 피해를 봤다며 A 씨 등 회사 관계자 1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홍성준/피해자 법률 지원 시민단체 : 사우디 왕세자 얘기는 한국에서 사기 치는 사람들의 입에서 많이 나오는 이름 중에 (하나예요.)]
이후 피해 금액 일부가 변제되면서 고소는 취하됐지만, 검찰은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 씨가 지난달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는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19일 대통령 중동 순방에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선정한 139개 기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는데, A 씨가 중소기업 자격으로 참여했던 것입니다.
경제사절단을 선정했던 한경협은 "A 씨가 다른 업체 이름으로 지원해 수사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절단 출발 이후 제보를 통해 해당 사실을 파악했고, A 씨의 순방 공식 행사 참석을 금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 측은 순방 이후 코인 관련 대화방에서 "사우디 관련 소식은 좋은 결과가 나올 듯하니 조금 더 기다려달라"며 홍보했습니다.
업체 측은 취재진의 질의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민감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면서도, 순방 성과에 대해서는 지금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경제사절단 모집은 모든 절차를 경제단체가 주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선정 절차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제일·이용한,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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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 취재한 사회부 김덕현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Q. 수사 사실 언제 알았나?
[김덕현 기자 : 경제사절단 최종 명단이 발표된 것이 순방 경제사절단이 출국한 당일이었습니다. 한경협 측은 사우디 현지에 도착해서 A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익명의 제보를 통해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래서 뒤늦게 A 대표에게 공식 행사 참석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렇게 해명을 해왔습니다. 저희가 취재 도중에 추가로 파악한 것인데, 사실 피해자들은 지난해 4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사기 피해 사실을 호소를 하고, 또 업체 수사를 촉구하는 그런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었습니다.]
Q. 기업 순방 효과는?
[김덕현 기자 : 이번 순방단에 중소기업으로는 이 업체 말고도 또 다른 코인 업체가 함께 동행을 했습니다. 이 업체 가상화폐는 순방 전후로 비교를 하면 2배가량 뛰어올랐고, 저희가 취재한 업체 가상화폐도 44% 정도 올랐습니다. 결과적으로 호재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Q. 제도 보완 필요성
[김덕현 기자 :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김경율/회계사 : 대통령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리스크와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들까지도 고려해야 된다, (검증을) 전적으로 맡긴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이고요.]
[반론보도] [단독] "빈 살만 만난다" 사기 혐의 업체, 중동 순방 동행 관련
지난 11월 9일 <8뉴스> 프로그램에서 <[단독] "빈 살만 만난다" 사기 혐의 업체, 중동 순방 동행>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가상화폐 업체는 "일부 투자자들이 회사의 대표를 고소하였던 사건과 관련하여 2022년 11월 고소인들이 코인을 전량 매도하고 고소를 취하하였다. 오히려 회사는 투자유치 당시 해외사업을 담당했던 파트너사의 회장 김 모 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김 모 씨가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방송 화면으로 노출된 SNS 메시지 2건은 사적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로 이번 중동 경제사절단의 순방과는 시기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지욱 기자 wook@sbs.co.kr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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