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이면 50만원은 줘야지"…'매크로 암표상' 판치는 한국시리즈
가수 성시경 씨가 암표상 잡았다고 밝힌 게 오늘(9일) 화제였습니다. 본인의 콘서트 15만 4000원짜리 티켓을 50만원에 내놓은 암표상 찾아내 예매 취소시키고 법적조치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가수들이 직접 나설 정도로 암표는 공연계의 골칫거리죠. 갈수록 암표가 극성인 건 매크로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두 달 전 가수 임영웅 씨 공연 예매사이트가 열렸는데, 이때 몰린 트래픽이 370만 건, 1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이게 전부 팬들인 게 아니라, 암표상이 매크로 프로그램 돌려서 자동 예매 반복한 게 상당수인 걸로 보입니다. 아무리 손으로 클릭해 봐야 프로그램을 이기긴 어렵고, 어쩔 수 없이 암표 알아보는 경우가 많은 거죠. 매크로 암표상들이 대목으로 여기는 게 야구팬들의 잔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입니다. 올해도 수십만 원짜리 암표 장사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잠실 야구장 앞입니다.
경기 시작까지 2시간 넘게 남았지만 벌써 팬들로 북적입니다.
매표소엔 '전석 매진' 안내가 붙었습니다.
표는 예매 사이트에서 순식간에 다 팔렸습니다.
[지예은/서울 반포동 : 이틀 연속으로 했는데 (대기 인원이) 7만(명)대고, 한 번은 14만(명)대도 나오고.]
그런데 매진과 동시에 되파는 표가 나왔습니다.
[홍승표/서울 공릉동 : 한 장에 150만원도 봤어요, 테이블석. 심한 건 10배도 붙는다고 봐야죠.]
취재진이 응원 점퍼를 입고 직접 야구장을 서성여 봤습니다.
몇 분 만에 암표상들이 다가옵니다.
[세 명이면 아무리 조금 줘도 50만원은 줘야 해.]
판매자를 연결해주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격을 얘기해야지 맞춰주지. 본인은 얼마를 예상하나 그걸 얘기하라 이거지.]
정가의 두 배를 주겠다고 하니 화를 냅니다.
[아 빨리 가. 집에 가서 TV나 봐. 외야석도 십몇만 원이야, 3만원짜리도.]
중고거래 플랫폼에도 표를 판다는 글이 넘쳐납니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암표상들이 자동 입력 프로그램, 이른바 '매크로'를 이용해 표를 싹쓸이한 걸로 의심합니다.
한 커뮤니티에는 암표상이 PC방에서 매크로를 쓰는걸 봤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매크로를 4만원에 사봤습니다.
돈을 보내자마자 파일 꾸러미를 받았는데요.
처음 하는 사람도 따라 할 수 있다면서 사용 안내서와 영상까지 같이 보내왔습니다.
직접 매크로를 돌리기 부담스럽다면 대신 돌려 표를 구해주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 익명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내년 3월부터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판매를 처벌하도록 공연법을 고쳤지만 스포츠 경기 예매는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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