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전설이 인정한 KIA 김도영, 마침내 국대 클린업 출격... '우타 기근' 韓 야구 희망될까 [APBC]

대구=김동윤 기자 2023. 11. 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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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대구=김동윤 기자]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뽑을 때 제2의 이종범이라 불렸는데 그럴 만하다. 굉장히 기대되는 선수."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을 '제2의 이종범'이라 부르는 데 주저하는 사람이 더욱 줄어들 듯하다. '한국 유격수의 전설'이자 이종범(53) LG 트윈스 코치와 동시대를 살았던 류중일(60)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도 그 재능을 인정했다.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고교 시절 5툴 유망주로 평가받으며 '제2의 이종범'이라 불렸다. 이후 2022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부터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 기대도 잠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시즌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했고 103경기 타율 0.237(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13도루 OPS 0.674로 첫 시즌을 마쳤다.

절치부심 준비했던 두 번째 시즌은 달랐다. 올해 김도영은 약 3개월 간 왼발 중족골 골절로 빠져 있었음에도 84경기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72득점 25도루, 출루율 0.371 장타율 0.453 OPS 0.824를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덕분에 24세 이하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만 갈 수 있는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26인에 당당히 포함됐다. 데뷔만으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재능은 과연 달랐다.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리 배팅에서 빠른 배트 스피드로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를 곧장 날렸고, 대표팀 관계자들의 감탄사를 끌어냈다.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표팀에 참여한 맏형 최지훈(26·SSG 랜더스)은 "김도영이 가장 눈에 띈다. 연습 배팅만 봤는데 방망이 돌리는 것부터 달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2010년대 초반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4연패를 이끈 명장이자 수많은 거포를 지켜본 류중일 감독도 칭찬을 주저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김도영이 고작 2년 차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비거리가 노시환(23·한화 이글스) 다음이었다. 수비도 송구도 타격도 굉장히 기대가 된다"며 "김도영이 대학교 2학년 나이인데 저 나이 때 나보다 더 낫다. 한두 줄은 더 위에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류중일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KBO
KIA 김도영. /사진=김동윤 기자

김도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이끌게 된 류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 준 선수이기도 했다. APBC 대회 선수 선발 조건은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입단 3년 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로 만 24세 이하, 프로 입단 4년 차 이하 선수로 제한했던 아시안게임보다 더욱 빡빡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시리즈에 참가 중인 LG 트윈스와 KT 위즈 선수들이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천재 타자' 강백호가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클린업 트리오 구성조차 어려워졌다.

한두 명이 빠졌다고 라인업을 꾸리는 것조차 고민되는 현실은 젊은 타자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야구의 슬픈 현주소와 맞닿아 있다. 특히 이정후, 김혜성(이상 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문보경(LG) 등 어느 정도 좌타자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과 달리 우타자는 노시환 외에는 두각을 드러낸 젊은 선수가 없었다.

김도영은 그런 한국 야구 대표팀에 희망이 될 수 있는 우타 자원으로 손꼽혀 왔다. 최고 타구속도가 시속 160㎞ 후반에서 170㎞ 초반으로 KIA 팀 내에서도 나성범(34) 다음이었고, 올 시즌 재활과 함께 근육을 늘리는 데 성공하면서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도 많아졌다. 올해 친 103개의 안타 중 홈런 7개, 3루타 5개, 2루타 20개로 많은 장타가 이를 증명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이 기대됐지만, 부상으로 국제무대 데뷔를 하지 못했고 마침내 이번 대회를 통해 클린업으로 출격하게 됐다.

김도영(오른쪽)./사진=KBO
김도영./사진=김동윤 기자

류 감독은 "개인적으로 3번 타자는 정교하면서도 중장거리형 유형의 타자가 생각난다. 홈런을 잘 치면서 2루타도 많이 뽑아내는 선수들이 3번,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4번 타자로 나가야 할 것 같다"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3번 타자가 이정후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8일, 11일 경기를 해 봐야 알겠지만, 일단 도영이에게 3번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나선 8일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습경기에서는 두 번의 삼진과 함께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좋지 않았다. 경기 후 김도영에 따르면 오랜만의 실전에 좀처럼 방망이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합류 첫날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에 나를 알리고 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던 그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다.

김도영은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3번 타순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좋았고 영광스러웠다"면서 "다음 경기(11일 상무전)에서는 일단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히면서 시즌 때 좋았던 컨디션을 빨리 찾겠다"고 힘줘 말했다.

대구=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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