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번의 기적... 세상을 바꾸다 [1만호 특집]
도민 자긍심 높이고 지방화 시대 ‘앞장’
보도 플랫폼 확장 종합미디어그룹 제2도약
지역 언론 사명 다해 새로운 1만호 날갯짓
지역사회를 밝히는 아침 해가 되겠습니다.
어둠을 삼키는 밤이 지나면 하루 시작을 알리는 아침이 찾아온다. 떠오르는 붉은 해는 전날의 고민을 태워 버리고 희망의 새 출 발을 비춘다. 매일 아침 해가 뜰 때마다 경기일보는 경기·인천 일 상과 함께 부지런히 1만번의 아침을 달렸다. 곧 또 다른 아침이 열 리지만 우리에게 이날의 해는 소중하다. 경기일보는 변함없이 지역사회를 밝히는 아침 해가 되겠다.
국민의 귀를 막고, 기자의 입을 막던 시절이 있었다.
정권은 불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정의로운 정보를 차단했고, 언론은 그 수단으로 쓰이며 일도일사(一道一社) 암흑기 속 날카로운 펜촉을 뭉갰다.
끊임없이 자행되는 각종 탄압 정책에 자유 민주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들불처럼 타올랐다.
그리고 1987년 비로소 ‘6·29 특별 선언’을 통해 봄이 시작됐다.
“언론 자유의 창달을 위해 관련 제도와 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지역 취재기자의 부활과 지면의 증면 등 언론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 정부는 언론을 장악할 수도 없고 장악하려고 시도해서도 안 된다. 국가 안녕 보장을 저해하지 않는 한 언론은 제약받아선 안 된다. 언론을 심판할 수 있는 건 독립된 사법부와 개개인의 국민이다.”
경기일보는 이 약속을 다짐 삼아 이듬해인 1988년 8월8일 첫걸음을 내디뎠다.
국민의 귀를 열어 사회적 갈등을 종식하고, 기자의 입을 열어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특히 경기∙인천 주민의 가슴과 가슴에서 움튼 만큼 民主化(민주화)와 地方化(지방화)라는 시대적 요구와 희원에 부응하며 향토 발전에 기여할 것을 내세웠다. 이 각오는 경기일보가 그동안 지켜내려 했던 확고한 지역의 정체성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는 이 지역사회의 알찬 건설과 문화 창달을 위해 헌신 봉사하는 신문, 정의롭고 공정한 신문을 만들어야 할 책무를 절감해 왔다. 우리는 앞으로의 민족사를 위한 등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자원하며 경기일보를 자유민주언론의 공기로 내세우고자 한다.”
이후 줄기차게 달려온 우리의 신문 한 부 한 부에는 35년의 역사가 빼곡히 기록됐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체육의 변방이던 경기·인천권이 우리나라의 중심을 꿰차기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며 정보의 길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또 지역 권리와 주장을 대변하는 대표 언론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이윽고 2023년 11월10일 경기일보는 지령(紙齡) ‘1만호’를 전한다.
1만번의 아침을 지나 새 미래 앞에 들어선 우리의 신문 한 줄 한 줄에는 향후 30년 ‘지역의 몫’을 책임지겠다는 언론의, 기자의 사명이 고스란히 담긴다.
기존 신문 지면을 넘어 21세기 뉴미디어 시대의 물결 속에 독자에게 한결 친숙하고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보도 플랫폼을 온·오프라인 모두 확장하고, 경기·인천 종합미디어그룹으로의 도약을 표방한다.
격변하는 언론 환경과 격동하는 지역 상황에서 오늘도 무사히 독자의 알 권리를 충족했다는 점에서, 내일도 어김없이 객관적인 진실을 추구하겠다는 점에서 우리의 1만번째 신문은 깊은 의미가 있음을 전하고 싶다.
경기일보는 이번 1만호를 기념하며 다시금 초심을 되새긴다.
“과거 중앙집권과 획일의 그늘에서 제대로 펴보지 못했던 지역의 고유성과 전통적 문화의지를 지역민의 가슴에 심어 경기·인천 주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역의 모든 것은 지역주민의 손으로’라는 지방화 시대를 한껏 앞당기겠다. 깊은 사랑과 신뢰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편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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