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사서 기간제교사 자격 논란…행정소송 나선 사서교사들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학교 도서관엔 학생들의 독서 지도를 돕기 위한 사서교사가 배치되어 있죠.
그런데 최근 경기도에서 이 사서교사의 자격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져, 소송까지 제기됐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박은선 변호사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요즘은 초중고 할 것 없이 학교마다 도서관이 잘 갖춰져 있더라고요.
우리나라 독서교육의 전반적인 상황 먼저 짚어볼까요?
박은선 변호사
네, 말씀하셨듯이 우리나라 도서관은 현재 학교마다 도서관이 100% 정도 구비가 되어 있고요.
그리고 학교 기본 운영비 중에 3% 이상은 도서 구입비로 써야 한다는 교육부 규정이 있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장서들이 구입되는 그런 현황입니다.
따라서 하드웨어는 아주 잘 구축이 되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소프트웨어에 있습니다.
학급 도서관들은 잘 구축이 되어 있지만 여기 사서 선생님들이 잘 배치되어 있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도서벽지 같은 경우에는 선생님들이 너무 부족해서 사서 또는 사서교사가 아예 배치되지 않는 곳들도 있어서 학교 도서관은 잘 설치가 되어 있고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고 도서도 굉장히 많지만 그 책들에 먼지만 쌓여가는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가 2018년 제3차 학교도서관 지능 기본계획에서는 학교 도서관마다 사서교사를 충분히 배치하겠다, 그래서 2030년까지는 그 배치율을 50%로 하겠다라고 했는데 이 계획이 달성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도서관은 훌륭한데 이걸 활용할 사서교사가 없는 상황 그런데 최근 경기도에서 사서 교사와 관련한 행정소송이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박은선 변호사
경기도에서 제기된 행정소송은 내년부터의 사서 기간제교사 채용에 관한 것입니다.
경기도의 채용에 관한 것인데요.
2019년부터 경기도의 각 초중고에서 사서 기간제교사로 근무를 하다가 내년부터는 그 채용 공고에 아예 응시조차 할 수 없게 된 그런 분들이 계십니다.
이들이 바로 소송을 제기하신 것인데요.
실질상 해고 위기에 있다라고 볼 수까지 있죠.
사건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분들의 특징에 대해서 또 배경에 대해서 주목을 해야 됩니다.
경기도는 사서교사의 과부족 문제로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에서 임용고사로 사서교사를 배정하는 그 인원 자체가 아주 적고 예컨대 내년에 경기도 전체에서 선발하는 임용고사 신규 사서 정교사 수가 불과 3명입니다.
그리고 또 사서교사 자격증을 받는 그런 사서교사 양성 기관이 부족한 그런 문제도 있습니다.
또 경기도에는 신설학교도 많기 때문에 이러한 사서교사의 과부족 문제가 계속 대두가 되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경기도교육청의 묘안을 하나 만들어 냅니다.
그것은 사서교사 자격증은 아니지만 다른 과목이라 해도 교사 자격증이 있어서 수업할 권한도 있고 능력도 있는 분들 또한 이분들이 문헌정보학이나 도서관학이나 이런 쪽의 전공까지 공부를 하셔서 사서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이분들은 사서교사 자격증을 가진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이분들이 사서 기간제교사 채용에 응시하고 또 선발이 되면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경기도에서는 지금까지 다른 과목이라고 해도 교사 자격증이 있고 사서 자격증이 있으면 기간제이기는 하지만 사서교사로 일할 수 있었던 거네요.
박은선 변호사
네, 맞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2018년 12월에 그때부터의 채용에서는 이런 응시와 채용이 가능하도록 했고 이로써 2022년 12월에 기준을 해서 보면 경기도교육청 관내 초중고 학교들의 사서교사가 무려 약 1200명 정도가 채워집니다.
그리고 또 이들 중에 약 300명 정도는 그러니까 한 3분의 1 정도 되는 그 분들은 바로 이렇게 타 과목 교사 자격증과 사서 자격증을 가지신 그런 사서 기간제 선생님들이었습니다.
그 굉장히 큰 역할을 하신 거죠.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사서교사가 단기간에 늘어나면서 독서교육에도 굉장히 좀 개선이 됐을 것 같은데 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지게 된 걸까요?
박은선 변호사
네, 말씀하셨듯이 독서 교육에 굉장히 많은 발전이 있었고 심지어 경기도가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 학교도서관 부문에서 국무총리상을 비롯해서 7개 학교가 상을 받는 그런 영광까지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올해죠, 6월 29일 돌연 경기도교육청이 사서교사 자격증이 없으면 사서기간제 교사 채용에 응시조차 할 수 없다, 내년 3월 1일부터입니다.
내년 3월 1일부터 근무하는 이것을 위한 채용, 여기에 응시조차 할 수 없다, 이런 공표를 하였습니다.
이거는 일단 해당 선생님들한테 굉장한 손해를 야기하는데요.
예컨대 이 선생님들 중에는 본래 지위가 무기계약직이었는데 이 무기계약직을 버리고 사서 기간제 선생님으로 오신 분도 있습니다.
이분은 심지어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하십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제 선생님들이 결국 기간제교사를 하려면 사서 과목 외에 본래 가지고 있던 생물, 음악 이런 과목으로 기간제교사 근무를 하셔야 될 텐데 몇 년 동안 사서교사로 근무했던 공백이 있기 때문에 과연 채용이 될 수 있을지 이런 불안한 지위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경기도교육청의 공문을 신뢰해서 사서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였죠, 그 손해도 또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는 이게 교사들만의 손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애초에 이 정책을 시행한 이유가 아이들의 독서 교육에 있었던 건데 그러면 결국 사서교사의 수를 줄이는 것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러면 독서교육의 공백이 초래될 수 있는 거죠.
실제로 이 선생님들께서는 쟁송을 제기한 이유가 자신들의 손해보다 경기도의 독서 교육을 위해서였다.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서현아 앵커
일각에서는 사서 기간제교사의 공백을 그래도 이 사서들이 메울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의견도 제기가 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박은선 변호사
이게 노노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기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사서교사직과 사서직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단독 수업권이죠.
이 단독 수업권이 사서 교사에게는 있지만 사서 선생님에게는 즉 사서직에게는 없습니다.
또한 이들의 이제 보수 차이도 있는데 경기도교육청이 사서교사 대신 사서를 채용한다, 이러면 인건비 절감의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은 교육을 위한 기관이죠.
따라서 학생들의 독서 교육에 방점을 찍는다면 이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과연 공익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2019년부터 경기도 학교들의 사서 기간제 선생님들이 이런 식으로 확충이 되면서 경기도의 독서 교육이 상당히 발전을 했습니다.
그래서 독서신문, 독서 토론, 협력 수업 여러 가지 수업을 하면서 굉장히 언론에서도 많이 칭찬 사례들이 많이 나왔고요.
학생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 이런 것들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사서 선생님과 사서 교사 선생님이 학교마다 모두 다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학교에 사서 교사들이 확충되기 위한 대안 어떤 게 있을까요?
박은선 변호사
근본적으로 사서교사 양성기관의 수를 늘려야 하고 또 교육부가 임용고사에서 사서교사를 충분히 뽑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서 선생님들께서 원하신다면 교직을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쟁송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처럼 교육청이 본래 만들었던 그 묘책을 실현하는 것 지금 이 선생님들이 다시 응시할 수 없게 한 것을 지금이라도 철회했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도서관 시설이 아무리 화려하고 책이 많아도 이걸 제대로 활용할 교사가 없다면 의미는 떨어지겠죠.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서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