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당 공연 취소 사태…오페라 업계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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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제작 오페라 베르디의 '운명의 힘' 공연이 하루 전 무산된 사태 이면엔 오페라 업계의 고질병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페라 공연 특성상 무대 규모가 큰 반면, 이를 소화할 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의 이른바 '낙찰받고 보자' 식으로 입찰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21년 대전예당 제작 오페라 '안드로메다' 공연도 공개입찰을 통해 경기도 소재 '건축물 일반 청소업'으로 신고한 업체가 무대설치 용역을 낙찰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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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제작 오페라 베르디의 '운명의 힘' 공연이 하루 전 무산된 사태 이면엔 오페라 업계의 고질병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페라 공연 특성상 무대 규모가 큰 반면, 이를 소화할 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의 이른바 '낙찰받고 보자' 식으로 입찰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9일 지역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오페라 공연은 특성상 기본적인 무대 규모가 커 예산도 억 단위로 소요된다. 또한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예술전문 무대설치 업체는 전국에 10여 곳 뿐이다.
그러나 이들 전문 업체는 수도권 등 전국적인 충분한 수요로 인해 굳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부재·미흡한 업체들이 용역 계약만을 위해 입찰에 대거 참여한다는 게 공연계 안팎의 전언이다.
이번 대전예당 '운명의 힘' 사태 역시 비전문업체(조명장치제조) 낙찰에서 비롯됐다.
앞서 지난 2021년 대전예당 제작 오페라 '안드로메다' 공연도 공개입찰을 통해 경기도 소재 '건축물 일반 청소업'으로 신고한 업체가 무대설치 용역을 낙찰받았다.
당시에도 공연 직전 가까스로 무대 설치를 완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입찰에 참여한 31개 업체 대부분이 예술분야와는 연관성이 없는 곳이었다.
상황은 지역과 장르를 넓혀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8일 개막한 서울예술단의 2023 신작 창작가무극 '순신'도 무대제작 업체의 일정 미준수로 공연 일정이 하루 미뤄졌다. 오페라 장르는 아니었지만 26일까지 이어지는 장기 공연에, 용역 사업금액이 2억 3100만 원에 달하는 대규모 무대다. 순신 공연의 용역을 낙찰받은 업체 또한 '도배, 실내장식 및 내장 목공사업'으로 등록돼 있었다.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일명 '입찰 사냥꾼'들은 공개입찰 제도를 악용해 공연 영역에 들어와 이같은 행태를 보이지만 사실상 현 제도로 막을 길은 없다"고 말했다.
공연계에 따르면 이들 입찰 사냥꾼은 문제를 일으켜도 업체명과 대표자를 변경하며 지속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게다가 과업 지시서 미준수, 연락 두절 등에도 업체 측에서 계약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중도 계약 파기도 어렵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업체에 수차례 메일, 팩스, 문자, 등기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공문을 발송해도 돌아오는 답은 '할 수 있으니 기다려라'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공연 5일 전 연락두절이 되더니 공연 무산이라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라며 "심지어는 공연을 못하게 되면 피해보는 건 자기들 업체가 아니라며, 소송도 한 두번 해본 게 아니라는 협박을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예술의전당은 지난 7일 공식 누리집에 '제작오페라 운명의 힘 공연취소 안내' 긴급공지와 함께 예매 티켓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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