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있나 싶어요"…11년차 1라운더, 불의의 부상에 울지도 못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올 시즌 돌아보면 할 말이 있나 싶을 정도의 시즌이었다."
두산 베어스 좌투좌타 외야수 김인태(29)는 올해로 입단 11년차가 됐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주전 외야수를 차지할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2021년 133경기를 뛰면서 주전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2022년 주전 굳히기를 시작하려 했으나 햄스트링 부상으로 83경기 출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올해는 반드시 주전 타이틀을 꿰차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맞이했고, 이승엽 두산 감독이 호평할 정도로 시즌 초반 타격감도 좋았다. 그런데 지난 4월 개막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어깨가 탈구되는 바람에 전반기를 접었다. 개막하고 6경기밖에 뛰지 못한 상황에서 생각보다 크게 다쳤고, 재활을 마치고 8월에야 그라운드를 다시 밟을 수 있었다. 1군에 복귀한 뒤로는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벤치에서 기다리다 대타로 한 타석씩 들어가는 날이 늘었다. 김인태가 바라던 그림이 전혀 아니었는데, 내가 다쳐서 생긴 결과니 울수도 없었다.
김인태는 절치부심하고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부터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동료들과 함께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부상으로 시즌을 망친 만큼 내년에는 절대 아프지 않겠다는 각오로 단단한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만난 김인태는 "다친 부위를 트레이닝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 주신다. 2년 동안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안 다치기 위해서 트레이닝 파트와 같이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부족하니까 마무리캠프에서 더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트레이닝 파트에 다친 선수뿐만 아니라 모두가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는 분들이다. 경기하면서 예민할 때는 기분도 맞춰 주시고, 끝나고 보면 죄송하면서도 고맙다. 1군뿐만 아니라 2군, 재활군 트레이닝 파트도 마찬가지다. 다쳐보니까 더 고마운 것 같다. 신경 써 주시는 게 느껴진다. 1, 2군 가릴 것 없이 트레이닝 파트 전체에 감사하고 고생 많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은 자책하는 사이 다 지나갔다. 김인태는 "내 탓이라 생각했다. 불의의 부상이었지만, 쉬면서 많은 생각도 들고 자책도 많이 했다. 시범경기 마지막쯤부터 내가 생각해도 괜찮게 시즌을 시작했다. 첫 경기부터 좋게 시작했고 감 자체가 나쁘지 않아서 나 역시도 기대했다. 그런데 너무 일찍 다치기도 했고, 다쳐서 재활 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아쉽기도 했다. 할 말이 있나 싶을 정도의 시즌이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후반기 부상에서 복귀해서도 팀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컸다. 김인태는 47경기에서 타율 0.255(98타수 25안타), 1홈런, 14타점, OPS 0.697을 기록했다.
김인태는 "긴 시간 운동을 못했기 때문에 공이 보이는 건 괜찮았는데, 내 반응이나 대처는 확실히 연습 부족인 게 느껴졌다. 감각이 많이 떨어진 것을 복귀 초반에 느꼈다. 그런데 시즌 중간에 1군 경기를 하면서, 더군다나 (순위 싸움이 치열한) 후반기인데 감각을 찾을 수 있게 기회를 받는 건 내 욕심이라 생각했다. 뒤에서 많이 하려 노력은 했는데, 늦게 감이 잡힌 것 같아 더 아쉽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올 시즌은 큰 도움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쯤에라도 감이 괜찮아서 도움이 됐으면 했는데, 어쨌든 프로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2군은 과정이지만, 1군은 결과로 보답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이 감독에게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고 했다. 김인태는 "처음 팀에 오셨을 때부터 기대가 컸다. 다치는 바람에 감독님께서 멀리하신 게 아닌, 내가 멀리하는 상황이 됐다.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1군에 있어야 하고, 1군에 있는 동안은 감독님께 최대한 배울 생각이다. 경기 때나 연습 때 감독님께서 알려주신다. 감독님 되기 전에 팀에 한번 오셨을 때도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도 했다"며 내년에는 꼭 1군에 오래 남아 있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시즌 목표는 당연히 풀타임이다. 내년이면 벌써 프로 12년차에 나이도 서른이 된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김인태는 "2년 동안 부상이 문제였다. 풀타임을 한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번트 상황에 내가 번트를 잘 댔으면, 또 슬라이딩을 다르게 했으면 그런 일(부상)이 없었을 것이다. 내 탓이다. 첫 번째로 번트를 제대로 못 댄 내 탓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11년째 경쟁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보다 경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준비해야 한다. 어느 정도 능력이 있어야 경쟁도 한다. 주변에서 경쟁이라고 이야기해도 본인이 준비가 안 되면 낄 수 없다. 내가 할 것들을 잘 준비해야 기회를 받고 보여드릴 수 있다. 내가 하기 나름"이라며 12년째 경쟁에서는 반드시 주전 타이틀을 꿰차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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