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개조공사 앞두고 마지막 전시…공간에 대한 기억
[KBS 부산] 미술관 벽면이 관람객이 그린 낙서로 뒤덮여 있습니다.
전시장 마룻바닥을 코트 삼아 관람객들이 실제 농구를 하게 꾸몄습니다.
로비에 전시된 작품도 미술관 공간과 과감히 연결해 천장과 벽에 직접 색을 칠했습니다.
미술관 벽면을 부숴 속살을 드러내고 바닥을 파헤쳐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미술관에서 늘 보던 '손대지 마시오.' 표시를 벽에 새겨 미술관 권위를 조롱합니다.
'전시를 준비하는 그림'은 캔버스를 벗어나 전시장 벽면으로 연결됩니다.
벽면 전체에 색을 칠해 미술관 벽이 캔버스가 됐습니다.
공사 중인 모형 시립미술관을 둘러보면 관람객은 어느덧 그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고, 새로 지어질 미술관으로 옮겨갑니다.
이처럼 전시 공간을 파괴하며 새로운 작품을 창작해 낼 수 있는 것은 부산시립미술관이 전면개조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종효/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리노베이션을 들어가기 전에 미술관이 그동안 작품만 걸었던 전시공간, 그리고 전시공간에 접근하기 위한 동선에서 나오는 공간들, 이런 공간들 그 자체를 건축물 그 자체를 이용해서 작가들이 작품을 하고, 작품이라는 게 건축과 작품이 같이 어우러지는 방식으로…."]
이번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 현재를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입니다.
이후 다시 태어날 미술관은 현재와는 전혀 다른 미래형 미술관입니다.
내년 3월 착공해 1년 반의 개조 공사를 거쳐 2025년 재개장할 예정입니다.
[서진석/부산시립미술관장 : "공간 시설 자체도 보다 융·복합적인 예술을 보여줄 수 있는 유동적인 공간이 돼야 되고요. 또 디지털 네이티브 미래 세대를 위한 어떤 새로운 확장적 예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미술관도 돼야 됩니다."]
앞서 본 '극장'전이 미술관 공간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라면 전면 개조 공사를 앞두고 미술관의 역사 줄거리를 읽어 볼 마지막 전시도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하며 영상문화국제도시로 거듭나려 했던 부산.
2년 뒤 최초 공공미술관인 시립미술관이 탄생합니다.
개관 전시전에서도 '미디어와 사이트'전을 선보이며 부산 미술관만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기 시작합니다.
일제강점기 부산미술 1세대 작가들부터 전쟁 속에서도 이어졌던 부산미술의 맥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15년 세계적인 거장 이우환 공간을 개관하며 세계 유명 작가 전시를 잇달아 유치해 지역 미술에서 세계 미술로 공간을 확장해 나갑니다.
[정종효/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미술이라는 건 이 사회 현상, 경제, 문화, 교육 어떤 요소들을 먹고 자라는 작가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오롯이 25년간의 자료와 작품들도 남아 있습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전시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영상편집:전은별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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