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가 ‘마녀들의 소굴’이라고?…입체 분석 해보니

임정환 기자 2023. 11. 9. 19: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00년대 중반 탄생한 '맘카페'는 원래 자녀가 있는 엄마들이 육아, 교육, 지역, 살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맘카페는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 됐다.

방송이든 신문이든 인터넷 어딘가에서든 '갑질' '마녀사냥' '조리돌림' '집단이기주의' 등등의 자극적인 말들이 '맘카페'라는 단어와 맞물려 쓰이는 일이 흔해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재 네이버서 1만2000개 이상 존재
한국 사회 모든 것 담긴 ‘블랙박스’
문화일보 자료 이미지

2000년대 중반 탄생한 ‘맘카페’는 원래 자녀가 있는 엄마들이 육아, 교육, 지역, 살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약 20년의 역사를 거친 이 인터넷 커뮤니티는 2023년 현재 네이버에만 약 1만2000개 이상이 존재한다.

최근 출간된 도서 ‘맘카페라는 세계’(사이드웨이)는 5년여간 맘카페 운영자로 활동 중인 저자 정지섭 씨의 국내 최초 ‘맘카페론(論)’이 담겼다.

책에 따르면 많은 여성들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맘카페의 구성원이 되고 이 공간에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다른 여성들과 가감 없이 나눈다. 현재 맘카페는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집단이 됐다.

동시에 맘카페는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의 가장 문제적이고 논쟁적인 공간이 됐다. 수년간 언론에서는 ‘맘충’이라는 단어와 함께 맘카페에 올라오는 사건을 꾸준히 조명했다. 방송이든 신문이든 인터넷 어딘가에서든 ‘갑질’ ‘마녀사냥’ ‘조리돌림’ ‘집단이기주의’ 등등의 자극적인 말들이 ‘맘카페’라는 단어와 맞물려 쓰이는 일이 흔해졌다.

사람들은 맘카페가 지나치게 ‘정치화’되었다고 비판하고 ‘장삿속’에 물들었다고 몰아붙이고, 때로는 이 공간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며 폐쇄할 것까지 촉구하기도 한다.

저자는 맘카페를 운영해 온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이 집단에 대한 본격적인 성찰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마치 ‘마녀들이 쑥덕이는 소굴’처럼 보이는 맘카페는 한국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와 병폐를 드러내고 있지만 이런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압축돼 있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중요한 블랙박스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다.

"거기엔 타인에 대한 신뢰와 보은의 정서, 이웃을 향한 따뜻한 관심, 가족 구성원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 모성의 이타적인 가치, 그리고 이 사회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스며들어 있다. 맘카페는 결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고 해악적인 공간이 아니다"

임정환 기자

맘카페라는 세계. 뉴시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