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서 12% 올라온 테슬라…추가 상승 변수 4가지[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테슬라 주가가 지난 10월 말 저점에서 8일(현지시간)까지 12.5% 급반등했다. 현재 수준에서 주가의 상승 촉매와 하락 리스크가 뭔지 살펴본다.
테슬라는 지난 10월18일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하회한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동차 할부금리 상승으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과 전기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온 세미컨덕터가 실망스러운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가 증폭돼 주가 200달러선이 무너졌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테슬라 주가를 이래로 끌어 당기는 하락 리스크는 내년에 전기차 수요가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테슬라 주가를 떠받치고 있는 힘은 테슬라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이를 두고 "테슬라 투자는 언제나 몇 년 후에 일어날 일을 기대하는 낙관론자와 단기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우려하는 비관론자간의 전투"라고 표현했다.
테슬라는 오는 30일에 사이버트럭 첫 배송 이벤트를 연다. 사이버트럭이 이날 예정대로 출시되고 가격과 사양이 시장 기대를 충족한다면 테슬라 주가는 상승 모멘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버트럭의 가격과 사양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반면 사이버트럭 출시가 혹시라도 11월30일에서 더 늦어지거나 가격이 사양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테슬라 주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머스크는 지난 10월31일(현지시간) '조 로건의 경험'이라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연간 20만대의 사이버트럭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텍사스 공장에서 현재 사이버트럭을 연간 12만5000대 생산할 수 있는데 2025년에는 이를 연간 25만대로 늘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 10월18일 실적 발표 때 사이버트럭의 연간 생산량이 2025년은 돼야 25만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공식적으로 사이버트럭의 내년 생산량 목표치를 밝힌 적은 없다. 다만 20만대에 가까운 생산량 목표치를 제시한다면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현재 사이버트럭은 100만명 이상이 예약 구매해놓은 상태다.
올해 생산량 목표치는 180만대이다. 테슬라는 올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시장 기대치에 미달했지만 올해 전체 생산량은 당초 목표치인 180만대를 달성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일단은 올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발표될 때 이 180만대라는 목표치를 달성했는지 여부가 테슬라 주가에 중요하다. 올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내년 1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 내낸 생산량 목표치를 어느 정도로 제시하느냐가 주목된다. 내년 생산량 목표치는 내년 1월 말로 예정된 올 4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테슬라의 내년 전기차 생산량에 대한 시장 컨세서스는 올해보다 50만대 더 늘어난 230만대이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토니 사코나기는 지난 10월30일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가 내년에 전기차 수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겠지만 그럼에도 전기차 인도량은 215만대로 시장 컨세서스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에 3만달러 미만의 저가형 전기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테슬라는 2019년 11월 사이버트럭 시안을 처음으로 공개한 뒤 사이버트럭 제조에 매달려왔다. 수익성이 좋은 북미 픽업트럭 시장을 먼저 공략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사이버트럭 생산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이른바 '모델2'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저가형 전기차 생산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로이터가 지난 5일 테슬라의 독일 공장에서 2만5000유로(2만7000달러, 약 3480만원)짜리 저가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머스크가 지난 3일 영국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정상회의 참석 후 테슬라 독일 공장으로 이동해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저가형 전기차가 언제 출시될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테슬라도 로이터 보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 소식이 전해진 날 테슬라 주가는 0.3% 하락했다.
사이버트럭이 시안 공개 후 만 4년이 지나서야 겨우 출시되는 상황에서 시안조차 나오지 않은 저가형 전기차 출시는 머나먼 미래의 일이라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저가형 전기차 출시가 늦어질수록 BYD 등 중국 전기차업체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머스크가 지난 10월18일 실적 발표 때 강조했듯이 소비자들이 구매할 여력이 있는 전기차를 제공하는 것이 절실하게 중요하다. 저가형 전기차의 출시 지연은 테슬라에 큰 기회 상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FSD의 성패에 테슬라가 GM이나 포드 같은 자동차회사의 길을 가느냐, 스마트폰 세상을 지배하는 애플 같은 플랫폼 기업의 길을 가느냐가 달려 있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조나스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우리가 테슬라에 '매수' 의견을 제시하는 핵심 근거는 테슬라가 점진적으로 자본이 덜 들어가는 사업모델로 이동하면서 점진적으로 자동차 영역에서 멀어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산업계를 뒤흔든 하드웨어를 만든 뒤 앱 스토어를 구축하고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조나스의 지적은 테슬라도 전기차라는 하드웨어로 산업계를 뒤흔들었지만 애플처럼 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려면 소프트웨어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나스는 "테슬라는 아이폰의 순간에는 도달했을 수 있지만 높은 이익률과 높은 밸류에이션, 반복적인 수익 창출에 중요한 앱 스토어의 순간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진정한 의미에서 FSD 개발에 성공하면 자사 전기차 충전망을 다른 자동차회사에 개방하듯이 FSD도 다른 자동차회사에 라이선스할 수 있게 된다. 머스크는 이미 FSD 라이선스에 대해 다른 자동차회사와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의 조나스는 테슬라가 앱 스토어의 순간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테슬라에 월가에서 가장 높은 목표주가인 38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테슬라의 자동차 사업 가치는 도요타와 비슷한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할 때 주당 84달러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의 가치가 238달러에 달한다고 판단한다. 나머지는 에너지 저장 사업과 보험 판매 등의 가치다.
RBC의 애널리스트인 톰 나라얀도 최근 배런스에 테슬라 주가에 가장 큰 상승 모멘텀은 FSD 소프트웨어 공급 역량이라고 말했다. 나라얀도 월가에서 높은 편인 301달러를 테슬라 목표주가로 제시하고 있다.
테슬라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42달러이다. 또 테슬라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매수' 추천 비중은 44%로 S&P500 기업들의 평균 55%보다 낮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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