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째 안 와" vs "텅 비었네" 호선별 지하철 퇴근길 '희비'

김지성 기자, 김온유 기자, 박상혁 기자 2023. 11. 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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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더 늦게 해야 했나."

9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50대 남성이 이렇게 말했다.

회사원 진모씨(30대)는 "오늘 안내 방송이 나오는 걸 듣고서야 파업하는 걸 알았다"며 "파업이라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지하철이 자주 온다.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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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최지은 기자


"퇴근을 더 늦게 해야 했나."

9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50대 남성이 이렇게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파업으로 배차 간격이 길어진 탓에 지하철을 타려는 시민들 줄이 승강장에서 계단까지 이어졌다.

같은 시각 영등포구 문래역에는 20분이 넘도록 지하철이 도착하지 않아 시민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역사 내에는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장시간 열차가 지연될 경우 가능한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달라"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이날 문래역에서 삼성역으로 향하던 김모씨(30)는 "약속에 1시간가량 늦을 거 같아 걱정되고 스트레스받는다"며 "20분째 열차를 기다렸는데 방금 들어온 열차는 사람이 너무 많아 탈 수 없었다. 비도 오고 사람은 많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역사 내 혼잡도는 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 종로구 종각역은 파업의 영향을 느끼지 못할 만큼 한산한 모습이었다. 역내 열차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에는 전역, 전전역에 지하철이 줄줄이 표시됐다. 사람이 잠시 몰리는가 싶다가도 지하철이 들어오면 바로 해소됐다.

회사원 진모씨(30대)는 "오늘 안내 방송이 나오는 걸 듣고서야 파업하는 걸 알았다"며 "파업이라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지하철이 자주 온다.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광화문역에서 삼성역으로 퇴근하는 회사원 김모씨(32)는 "평소 붐비던 5호선 광화문역은 오히려 사람이 없어서 한 번에 탔는데 환승하려고 하니 2호선은 사람이 너무 많다"며 "호선마다 차이가 있는 거 같은데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도착 예정인 열차가 전광판에 표시됐다. /사진=김온유 기


지하철 파업 소식에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이 늘면서 일부 버스정류장은 평소보다 혼잡한 모습이었다. 직장인 한모씨(36)는 "경복궁역에서 고속터미널로 오는 3호선은 평소와 비슷했는데 버스를 타려니 사람이 너무 많다"며 "한 대를 보내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파업에 대해선 시민 반응이 엇갈렸다. 시민의 이동을 방해한 파업은 옳지 않다는 쪽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는 노조 측 입장이 이해된다는 의견으로다.

50대 직장인 송병길씨는 "구조조정은 그들끼리 이야기할 문제"라며 "공공기관이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운행률이 떨어지니 불편해질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모석춘씨(55)는 "노조 입장에서는 타당한 요구라고 생각해 파업하는 거 아니겠나"라며 "파업으로 인한 불편함은 아직 못 느꼈다. 사측이랑 원만히 합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내일 출근길 걱정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설 계획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한다는 김모씨(47)는 "오늘 출근길은 괜찮았는데 내일은 좀 빨리 나오려고 한다"며 "20분 정도 일찍 일어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광화문 직장인 김모씨(31)도 "내일 출근길에는 버스를 타려고 한다"며 "평소 가던 길이 아니라 조금 번거로울 것 같다. (파업 당사자 간) 서로 조율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는 10일 오후 6시까지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서울시와 공사의 인력 감축안에 대해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개시됐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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