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전두환, 141분에 담은 12.12 군사반란…‘서울의 봄’ 탄생기 (종합)[DA:현장]
소설이라고 해도 현재의 젊은 세대들에게 ‘설정 과다’라고 지적받을, 믿을 수 없는 ‘그 날’이 스크린에 재현됐다. 물론 긴박하게 흘러가는 사건의 전말은 ‘사실’이지만 굳게 입 닫은 역사적 패배자들의 이야기는 베일에 가려졌으므로 ‘픽션’이다.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22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서울의 봄’ 언론시사회. 이날 언론시사회 직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김성수 감독을 비롯해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등이 참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태양은 없다’ ‘감기’ ‘아수라’ 김성수 감독이 연출했다.
그는 “총소리를 들었던 겨울밤으로부터 44년이 지났는데도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날의 사건이 한국 현대사에 운명적인 전환점이 됐는지 (스스로에게) 화두가 됐다. 오랜 숙제를 이 영화를 여러분께 갈음해서 보여드린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되면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를 통해 판단한다고 생각한다. 1979년 12월 12일로 돌아가 사람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내 생각을 가미해서 관객들이 이 상황을 경험해봤으면 했다. 영화를 보고 궁금증이 생기면 진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초기 시나리오는 역사에 입각한 다큐멘터리 같았기에 고사했다고. 지난해 여름 즈음 신군부 세력에 맞섰던 군인들에게 집중한 이야기로 바뀌면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끝까지 맞섰던 군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신군부)의 범죄 내란죄와 반란죄가 입증됐다. 아무도 맞서지 않았다면 그들이 승리자로 역사에 남았을 것”이라며 “맞섰던 군인들의 시선에서 영화를 보면 반란군의 승리의 역사가 아니라 그들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더불어 장르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양측이 엎치락뒤치락한 과정을 극적으로 영화적으로 구성하면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역사적 사실을 샅샅이 봤지만 영화화하면서는 실제 기록은 뒤로 미뤄놓고 역사적 사실과 가상이 스스로도 헷갈릴 정도로 재밌게 만들어보려고 했다”며 “그들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받을 수 없다’면서 입을 다물었다. 그 분들이 입을 다물었기 때문에 어떻게 행동했을지 내가 멋대로 만들었다. 내 해석을 배우들이 해석해서 각자의 방식으로 훌륭하게 표현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될 때 허구와 팩트의 비율을 나누기 어려운 것 같다. ‘서울의 봄’은 역사에서 시작했지만 많은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다. 이야기의 출발점이었던 신군부의 사진으로 돌아가서 마무리하고 싶었다. 내가 여기서 출발했듯이 여러분도 그때의 시절을 돌아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쓰지 않고 대체한 이유로 “역사 속의 인물을 다룬다기보다 역사에서 시작했지만 내가 생각한 인물들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전직 대통령은 그 이름을 사용해도 무관하지만 내가 변형시킨 인물들이기 때문에 이름을 바꿨다. 특히 이태신은 이름을 더 많이 바꿨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시나리오 안에 모든 정답이 나와 있으니까 그 안에서 철저하게 입각해서 전두광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그게 지금 보신 결과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위해 4시간 소요되는 민머리 분장을 받았던 황정민. 그는 “워낙에 우리나라 특수분장하는 팀이 워낙 잘 한다. 4시간 정도 걸렸는데 익숙해지니 3시간 30분 정도로 줄었다. 아침 7시면 새벽 3시에 일어나는 게 힘들었지만 불편한 건 없었다”면서 “파격적인 비주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이보다 더 한 것도 할 수 있다. 좋은 감독님과 좋은 배우들과 뜻깊은 작품에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복 받았다”고 털어놨다.
정우성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영화 나름대로의 재해석이 있는 거니까 실제 사건의 부담감을 털어냈다”면서 “모티브가 되는 인물들이 배치돼 있지만 나는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만들 때 그 당시의 수도경비사령관의 임무를 맡고 계셨던 분의 이야기를 더 배척하려고 노력했다”며 “감독님도 ‘서울의 봄’에서는 이태신이라는 인물이 실제 사건에서 멀게 가공된 인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이태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었고 감독님에게 많이 기대면서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김 감독님은 작품을 할 때마다 늘 집요함과 치열함을 더해가는 것 같다. 마치 작품을 못 할 수도 있으니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 같다. ‘아수라’ 때는 ‘배우가 감독을 죽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배우에게 스트레스를 주더라”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서울의 봄’에서는 또 다른 집요함과 치열함을 주셨고 굉장히 디테일했다. 내가 맡은 이태신이 가진 고민의 끝이 어디일지 찾아가기 위해 디테일하게 말씀해주셨다. 듣기 싫으니까 혼자 음소거 모드로 감독님의 얼굴을 바라볼 때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 세계관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인물들의 진정성을 더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전해주는 새로운 스트레스를 달갑게 받을 생각이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성민은 “김성수 감독과 처음 작업했는데 나를 선택해주신 감독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긴장하면서 촬영했다. 역사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연기한다는 게 관객들에게 어떤 긴장감을 줄지 생각하면서 초반부 황정민이 맡은 역할과 함께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애 썼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실제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결과를 알고 봤지만 손에 땀을 쥐면서 봤다. 시나리오와 감독님을 믿고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현장에서도 너무나 좋았다”고 전했다.
이날 황정민은 영화가 남긴 여운이 짙었는지 눈가에 눈물이 고인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나와서 가슴 속에 소용돌이가 치더라. 격정적인 감정이 올라와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면서 “다같이 고생한 결과물이 보여지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관객들이 극장에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서울의 봄’은 22일 극장 개봉해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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