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찜한 한국 여성 AI 스타트업 카이헬스·제너레잇 [이지민의 스타트업 줌人]

이지민 2023. 11. 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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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미래 열 여성 창업가로 ‘2023 컴업’서 소개
카이헬스 “2024년 한국서 의료기기 인증받을 것”

5.7%

아시아태평양 지역 스타트업 중 여성 대표의 비중이다. 스타트업계 유리천장이 여전히 두껍게 존재한다는 걸 나타내는 수치이기도 하다. 구글이 올해 우먼 파운더스 펀드를 만들어 여성이 대표인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나선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우먼 파운더스 펀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여성 창업가들에게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의 자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창립 멤버에 최소한 한 명의 여성 창업가가 있어야 하며 스타트업 본사 위치(대한민국, 인도, 일본 소재), 투자 유치 단계(시드~시리즈A), 기술적으로 실행 가능한 AI 활용도 및 글로벌 확장 준비 여부, 참가 여성 창업가의 영어 숙련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지난 9월 한국 3개 사, 일본 2개 사, 인도 2개 사로 총 7개의 스타트업이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난임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카이헬스’, 수면 유도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하는 ‘무니스’, 빌딩 디자인 AI 솔루션 스타트업 ‘제너레잇’이 그 주인공이다.
박지혜 구글 포 스타트업스 APAC 매니저(왼쪽부터), 이혜준 카이헬스 대표, 정가혜 제너레잇 이사가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컴업’ 행사장에서 인공지능(AI) 활용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지민 기자
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되고 있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계 축제인 ‘2023 컴업’에서는 카이헬스와 제너레잇의 창업자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여성 창업가’로 소개됐다. 박지혜 구글 포 스타트업스(Google for Startups) APAC 매니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스타트업 중 여성 대표 비중 5.7%는 5년간 변동이 없는 수치”라며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아직도 AI 개발에서 여성 창업가들은 소외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점은 기술 발전에도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부연했다.

연사로 나선 이혜준 카이헬스 대표는 난임 전문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이다. 최상의 배아를 골라 임신률을 높이는 난임 AI 솔루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난임 치료법으로 최대한 좋은 등급의 배아를 이용한 시험관 아기 시술(IVF)이 꼽히는데 이때 AI 알고리즘으로 배아를 판별해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2년 전 창업에 나선 이 대표는 “6쌍 중 1쌍이 고생 중인 이 질병을 어떻게 잘 해결할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분당서울대병원과 임상시험 후 한국에서도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제너레잇은 2020년 설립된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스타트업이다. 부동산 개발 시 수익화와 효율성 등 고객 니즈에 따라 최적화된 건물을 설계한다. 공동창업자인 정가혜 제너레잇 이사는 “2019년 초 미국 대학 기숙사에 먼저 기술을 적용해 성과를 냈다”며 “한국에서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재건축, 재개발 단지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 쓸 수 있는 솔루션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내년 목표로 한국에서 서비스화와 글로벌 진출을 꼽았다. 그는 “환자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 중”이라며 “유럽연합 및 CE 인증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서 판매가 가능해진 것을 계기로 글로벌 진출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제너레잇도 내년 3월쯤 범용 서비스를 내놓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 이사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등 제한된 지역에서 하던 서비스를 한국과 미국 여러 지역에서 할 것”이라며 “내년 서비스 공식 론칭 뒤에는 매출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와 정 이사는 이날 AI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가를 향한 응원 메시지도 내놨다. 이 대표는 “창업 과정이 너무 힘들고 고된 시간이어서 웬만하면 하지 말라는 농담을 한다”며 “AI 기술보다 풀고자 하는 문제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 카이헬스가 난임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활용하듯, AI 자체보다 해결할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이기도 한 정 이사는 아직 스타트업계가 도전하지 않은 문제들에 더 도전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그는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해 ‘더 할 게 남았나’ 싶을 정도지만 비틀어서 많은 사람이 풀지 못하는 중요한 것들이 남아 있다”며 “텍스트나 이미지 같은,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분야들 외에도 둘러보면 기술적인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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