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마리만 나와도 다 퍼져”…쪽방촌 1244가구 빈대 박멸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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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옆에 빈대 있나요? 거기에 좀 뿌려주세요."
유호연 서울역쪽방상담소 소장은 "한두마리가 발견되면 64개 건물에 다 퍼져버리기 때문에 선제 방역을 하게 됐다"며 "빈대가 나온다는 얘기가 떠들썩하니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최근 지하철 내 빈대 신고가 8건 정도 들어왔지만 빈대랑 비슷한 형태의 벌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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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옆에 빈대 있나요? 거기에 좀 뿌려주세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고아무개(82)씨가 집에 온 빈대 방역업체 관계자들에게 소독작업을 부탁했다. 방역업체 관계자가 집 안 곳곳을 살피며 165도 스팀으로 방역작업을 했다. 이어 이들은 옆집으로 이동해 방역을 이어갔다. 고씨가 사는 쪽방촌은 3.3㎡(1평) 남짓한 쪽방이 80㎝ 간격으로 줄지어져 있었다. 방역업체 관계자는 “여기에서 (빈대를) 한마리 봤다. (숨은 빈대가) 더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빈대 확산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는 이날 쪽방촌 64개 건물 1244가구를 대상으로 선제 방역을 실시했다. 유호연 서울역쪽방상담소 소장은 “한두마리가 발견되면 64개 건물에 다 퍼져버리기 때문에 선제 방역을 하게 됐다”며 “빈대가 나온다는 얘기가 떠들썩하니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청에서는 이날 오후 ‘서울시 빈대대책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모여 빈대 발생 원인과 방역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최근 지하철 내 빈대 신고가 8건 정도 들어왔지만 빈대랑 비슷한 형태의 벌레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지하철 6개 호선에 있는 지하철 75칸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빈대와 빈대 서식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는 빈대 서식 가능성이 있는 지하철 직물 의자에 대해 소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 전체 객실 의자 중 직물 의자는 58%를 차지한다. 지하철 의자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살충제 소독을 실시하는 등 세척·살포를 최대 월 4회 하겠다는 게 교통공사의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방역 대책 방향에 대해 “최근 빈대가 계속 출몰해 시민 불안감이 커졌다. 다만 빈대가 질병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지만 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기에 서울시 전 부서에 선제 대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대 제로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빈대 제로 서울 대책 본부’를 만들었다”며 “지금까지 지하철·버스 등 빈대가 출몰했다는 신고는 한건도 없지만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빈대를 퇴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8일부터 빈대 신고와 방제를 지원하는 ‘서울시 빈대 발생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호텔, 숙박시설,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 3175곳에 특별 점검을 하고 있다. 또 민간협회 자율예방 관리 지원(빈대 제로 스티커 부착 등) 등을 주요 골자로 한 ‘빈대 제로 도시 프로젝트’를 지난 3일 발표한 바 있다.
배현정 기자 spr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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