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유엔사 참모부 참여’ 협의… 대북 억제력 강화도 기대
尹정부 출범후 관계 한층 더 긴밀
軍 “참여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아”
“유엔사에서 목소리 내야” 의견도
13일 서울서 한미안보협의회의
NCG 운영 구체화 등 논의 전망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한국군과 유엔군사령부의 관계가 한층 긴밀해지고 있다. “남북 관계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전임 정부 시절과는 대조적인 모양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부터 이뤄진 유엔사 ‘재활성화’는 유엔사의 역할과 범위가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게 군 안팎의 정설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 등을 참가국에 포함하려는 유엔사의 움직임에 문재인정부가 제동을 걸면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불편한 관계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바뀌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27일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정전협정 체결 후 70년이 지난 지금도 유엔사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유엔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8월 실시된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발표문엔 유엔군 참여가 처음으로 명시됐다.
오는 14일 한국과 17개 유엔사 회원국의 국방부 장관 또는 대표가 참여하는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는 한국과 유엔사 간 협력을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반도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유엔사 회원국들이 한반도 안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유엔사를 중심으로 하는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회의에서 채택될 공동선언은 6·25전쟁 당시 한국을 지원했던 국가들이 향후에도 한반도 유사시 전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다짐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의 약속을 계속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유사시 유엔사에 대한 전력제공 부분을 재확인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엔사의 향후 역할과 관련, 한국 정부 차원의 고민을 반영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한국이 유엔사 회원국으로 참여해 유엔사 내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래 한·미동맹이나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 역할에 대한 구체적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 (유엔사 역할에 반응하되) 우리만의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며 “유엔사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엔사 회원국이 되는 것도 고민해볼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13일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서울에서 열린다. SCM은 매년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열리며 올해가 제55차 회의다. 올해 SCM의 핵심 의제는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다.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합의한 핵협의그룹(NCG) 운영을 구체화하는 등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확장억제와 관련해 2013년에 체결된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 개정 문제가 논의돼왔고, 이번 SCM에서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한·미·일 미사일 정보 공유 및 연합 훈련과 글로벌 방산협력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박수찬·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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