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하락세에 기업 투자·일자리 줄어들어… 韓 수출 ‘악재’ [中 '디플레 경고등']
돼지고기값 30% ‘뚝’… 2022년比 4.0% ↓
당국 “식품가격 하락 폭 확대 주원인”
엔데믹에 소비 급증 노린 돈육업체들
공급량 늘렸지만 수요는 예상밖 저조
전문가 “中 소비 수요 지속 약화 의미”
‘일본식 장기불황’ 진입 가능성 지적도
세계 2위 시장이자 최대 제조국인 중국의 디플레이션 심화 우려에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이 긴장하고 있다.
9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하며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0.1%보다 낙폭도 컸다. 국가통계국은 “식품 가격의 하락 폭 확대가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내렸지만… 중국 장쑤성 난징의 한 슈퍼마켓에서 9일 시민이 야채 코너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밝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난징=AFP연합뉴스 |
돼지고기 생산업체들은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조치가 끝난 뒤 수요 급증을 예상하며 공급을 늘렸지만 수요가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올해 중국의 물가 상승률은 부동산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따른 주택 경기 침체, 소비자 신뢰도 약화 등 국내 요인과 지난해 고점을 기록한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 부진으로 인한 수출 감소 등 국제적 요인으로 인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올해 대부분의 기간 고질적인 물가 약세와 싸워왔다며 물가가 여름의 악재에서 반등할 것이라던 중앙은행 인민은행의 8월 평가가 무색해졌다고 분석했다.
물가 하락이 이어지면 소비자들은 지출을 미루고, 기업들이 이에 대응해 다시 제품 가격을 낮추는 상황이 반복되면 투자와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고 경제 침체로 이어진다. 현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과거 일본이 겪었던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월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6%로 전망치(-2.8%)보다는 나아졌지만 13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중국 PPI는 생산자가 얻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로,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경제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소비가 둔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수출도 6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 존스랑라살의 브루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 지속하는 디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은 중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며 “기업 신뢰와 가계 지출을 위협할 수 있는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적절한 정책 조합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우리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면 결국 중국으로의 수출 전망도 나빠지기 때문이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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