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권고’에 김기현 “모든 일엔 시기와 순서”

김병관 2023. 11. 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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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당 혁신위원회의 내년 총선 수도권 험지 출마, 불출마 요구에 대해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의 거취 표명은 총선에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타이밍에 이뤄져야 한다"며 "전쟁은 상대편의 전략에 맞춰 치러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할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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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급발진… 급히 먹으면 체해”
혁신위 거취 압박에 불편함 표출
중진 희생안, 與 최고위 보고 안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9일 당 혁신위원회의 내년 총선 수도권 험지 출마, 불출마 요구에 대해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잘 한번 보죠”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연일 자신의 거취를 압박하자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울산 지역 4선인 김 대표는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험지 출마도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거취 표명은 연말이나 내년 초쯤 하는 게 총선 전략상 맞는다는 의견이 당 지도부 내에서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의 거취 표명은 총선에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타이밍에 이뤄져야 한다”며 “전쟁은 상대편의 전략에 맞춰 치러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할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던 혁신위의 희생 권고안은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하면 당내 희생과 혁신의 흐름 속에서 더 도움이 되겠다는 전언이 있어서 오늘 안건 문건 속엔 넣지 않았다”며 “시기를 정해 당에 ‘권고 안건’으로 (추후에) 정식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일각에선 김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약속해놓고 혁신위의 힘을 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혁신위가 띄운 인적 쇄신론은 김 대표와 장제원 의원 등 당 핵심의 회피 속에 불 붙지 않고 있다.

부산 지역 5선 서병수 의원은 이날 불출마 요구와 관련해 “좀 정교하게 시간을 맞춰서, 예의를 갖춰서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혁신위의 서울 출마 요구를 거절한 대구 지역 5선 주호영 의원은 “(주변에서) 다들 잘했다고 응원한다”고 했다.

김병관·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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