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정우성 ‘서울의 봄’, 휘몰아치는 긴장감+연기 파티 제대로 열렸다(종합)[M+현장]

이남경 MK스포츠 기자(mkculture3@mkcult 2023. 11. 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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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언론시사회 사진=MK스포츠 제공
영화 ‘서울의 봄’, 11월 22일 극장에서 개봉
황정민-정우성-이성민-김성균-김성수 감독, 오늘(9일) 언론시사회 진행

‘서울의 봄’ 황정민, 정우성, 박해준, 이성민, 김성균 등이 ‘물과 불’의 뜨거우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연기의 향연으로 잊을 수 없는 대한민국의 운명의 날을 담아냈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김성수 감독이 참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이다. 엔딩크레딧에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배우 故 염동헌을 추모하는 문구가 담겼다.

#. 김성수 감독의 잊을 수 없는 그날
‘서울의 봄’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사진=MK스포츠 제공
‘서울의 봄’은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작품이다. 김성수 감독은 “19살 때, 고3 때 집이 한남동이었다.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됐을 때 총소리를 듣고 그랬다. 더 가까이 가서 듣기도 했다. 그 일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꽁꽁 숨겨져 있어서. 그 사건을 30대 때, 16년 정도 지나서 들었을 때 듣고 당혹스러웠다. ‘우리나라 군부가 그렇게 쉽게 무너져 내렸나.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 겨울 밤으로부터 44년이 지났는데 마음속으로 의구심이자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날의 사건이 한국 현대사에 어떤 운명적인 전환점이 되었나 나한테는 일종의 화두 같은 거였다”라고 연출 계기를 공개했다.

이어 “어찌보면 제일 오래된 숙제를 이 영화로 가름해서 보여드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되면 각자 자기가 살아온 생애와 가치관 등으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 79년도 12월 12일로 돌아가서 내가 생각하는 그때의 상황을 재연한 다음에 여기에 휩쓸린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판단을 내리고를 극화시켜서 관객들을 그 순간으로 밀어넣어서, 당신들이 이 상황을 경험해보세요라고 하면 영화를 재밌게 보고 궁금증이 생기면 역사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봄’ 엔딩에는 황정민의 파격적인 엔딩이 담긴다. 김성수 감독은 “황정민과 라스트 장면을 두고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전두광을 악마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이고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도 했다. 실존 인물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그 사람이 이야기한 게 아니라 알 수 없다. 영화 속 전두광은 나와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자기가 승리하는 순간 이 승리가 진정한 승리가 아니라 나한테 나쁜 부메랑이 되어 올 수 있다는 걸 순간적으로 느꼈다고 생각했다. 그럴 만큼 양심적인 인물은 아니지만, 내 작품에서는 그런 걸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그 사람들이 자기들이 했던 12.12의 그날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광의 날로 생각하고 축하연을 하는 게 보기 싫었다. 이 영화는 그들이 승리는 잠깐 누릴 수밖에 없는 승리이고, 결국에는 역사의 패배자로 그려질 수밖에 없다는 걸 전하고 싶었고, 전두광은 ‘이 승리가 나한테 굉장히 좋은 것만 주지 않는다’라는 걸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다. 화장실은 배설을 하는 공간이 아니냐. 더러운 공간인데 거기서는 혼자 있을 때 ‘아냐, 그래도 난 승리한 거 아니야?’라고 혼자 낄낄대는. 뭔가 찔리는 게 많은 사람이 떳떳하지 못한 사람의 웃음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그런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까 내가 역사속 인물을 다룬다기보다 역사속에서 출발했지만, 그 인물들의 모습으로 가다 보니까 회사와 이야기를 해서 전직 대통령이랑 이런 분들은 이름을 사용해도 무관하다. 내가 변형시킨 인물이라 인물들의 이름을 바꾸자고 생각한 거다. 이태신은 이름을 더 많이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 ‘물과 불’의 뜨거웠던 순간
‘서울의 봄’ 11월 22일 개봉 사진=MK스포츠 제공
황정민은 앙상블 호흡에 대해 “선후배님들이 연극을 하신 분이라 감독님이 전체 동선을 잡으시면 신 전체를 하나의 연극하듯이 공연하는 것처럼 전체 큰 동선으로 마스트 개념으로 되게 많이 했다. 다 각자 자리에서 각자 역할을 잘 해주셨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런 식으로 계속 한 땀 한 땀 만들어나간 것 같다”라고 답했다.

정우성은 “이태신(정우성 분)은 앙상블을 기대할 수 없는 외톨이였다. 전두광(황정민 분) 패거리의 신을 보면 기와 다양한 인간군상의 연기적인 면에서의 하모니가 부러웠다. 전화기 너머 목소리에 사정을 하느라 많이 답답했다. 영화를 보면서도 그 답답함이 느껴져서 기가 쪽쪽 빨리는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런 실화에 허구를 넣으며 작품이 완성됐다. 그런 가운데 실화의 많은 요소 중 어떤 요소를 선택하게 됐느냐에 대한 질문에 김성수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아봤을 때 잘 쓴 시나리오이지만, 역사 사실에 입각한 거였다. 다큐멘터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사를 했다. 시간이 지나서 2022년 여름 쯤 됐을 때는 이거를 반대편에 군사 반란을 일으키는 신군부 세력, 전두광과 그의 패거리와 맞섰던 군인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끝까지 맞섰기 때문에 그들의 범죄가 내란죄와 반란이 입증이 된 거다. 안그러면 그들이 그냥 승리자로 기록이 됐을 것 같다. 훌륭한 군인들의 시선으로 보면 관객들이 이 영화를 반란군의 승리의 역사가 아니라 그들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거를 장르적으로 흥미진진한, 결과를 다 알고 있지만 양쪽에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게 많았다. 그날 당일에”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걸 극적으로 구성하면 재밌게 보지 않을까 생각해서 처음에는 역사에 대한 기록을 샅샅이 봤다. 하지만 각색 작업을 하면서부터는 실제 기록들은 뒤로 밀어넣고 그 중에 어떤 것이 역사의 기록이고 가상인 것 정도를 나도 헷갈릴 정도로 재밌게 만들어 보자고 했다. 다만 이 아저씨들이 그때 우리나라를 책임지고 있던 대단한 사내들, 군인들이 그 순간 순간 어떤 것을 바라보면서 판단을 하는지, 누가 끝까지 신념을 지켜내고 어떤 사람들은 개인의 연대를 위해서 탐욕의 세력에 따라가거나 묵인하게 되거나 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고 그날 짧은 시간에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결정과 판단에 대해서 우리 역사가 큰 전환점을 맞이했고 나의 80년대는 어떤 좀 절망감과 패배감, 참을 수 없는 최루탄 연기 속에서 내 20대가 흘러갔다는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그런 관점으로 다큐멘터리를 재연한다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 법정에 서서 큰 판결을 받았음에도 그분들은 신군부 세력은 성공한 쿠데타를 처벌받을 수 없다는 논리로 입을 닫았다. 그래서 그분들이 어떻게 행동했을지 멋대로 만들고 싶었고 이 영화가 그 결과물이고, 내 해석에 입각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배우들의 마음가짐도 궁금했다. 정우성은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거는 부정할 수는 없다. 영화는 영화나름대로 내 해석이 있는 거니까 실제 사건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고 어떤 모티프가 되는 어떤 인물들이 배치가 되어 있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만들 때 그 당시에 수도경비사령관의 인물을 맡고 대신 부분에 이야기를 오히려 더 배척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또 감독님 역시도 ‘서울의 봄’에서도 이태신이라는 인물이 실제 사건에서 먼 가공된 인물이 아닐까 말씀해주셔서 이태신이라는 인물은 어떤 인물이 돼야 할까 하면서 작업의 연속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성민은 “김성수 감독님과는 첫 작업이었다. 나를 선택해 주셨고, 감독님한테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긴장하면서 작업했다. 이미 역사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연기한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어떤 긴장감을 줄까 생각하면서 초반부 황정민씨가 맡은 역할과 함께 어떻게든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보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성균은 “감독님하고 처음 작품을 하는 건데 너무 존경해왔던 분이시고 여기 계신 선배님들 존경하는 분이여서 영광스러운 마음이어서 참여를 했던 것 같다. 실제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뻔히 결말을 알면서 봤는데도 손에 땀을 쥐고 흥미진진하게 봐서 부담감보다 시나리오와 감독님 믿고 하면 재밌을 것 같았다”라고 짚었다.

그는 “내가 맡은 캐릭터는 자기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신념을 가지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똑바로 가는 사람이다. 이태신 장군이 고군분투하고 싸우는데 그와 같은 길로 가는 인물로 생각하고 거기에 집중을 했다”라고 설명, 이성민은 “키워드로 굳이 말씀드린다면, 김성수 감독님이다. 두 번째는 ‘쫄면 안된다. 정민이한테’. 그렇게 연기했다”라고 자신들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포인트도 공개했다.

지난해 정우성은 이정재 감독의 영화 ‘헌트’에서 대통령 암살을 계획하는 군인 출신 안기부 김정도 역을 맡았다. ‘서울의 봄’ 이태신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정우성은 “감독님께서 제안을 하셨을 때 ‘헌트’가 막 촬영이 끝나는 타이밍이었다. 감독님한테도 ‘이 영화가 나오면 헌트의 정도와 비슷한 일맥으로 볼 수 있는데 부담이 안되시냐, 난 부담이 되는데’ 했다. 제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말씀드렸다. 감독님이 ‘전혀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상관없다. 그렇게 관객들이 보시는 분들은 어쩔 수 없지만, 굳이 의식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고 말씀 주셔서 용기내서 하게 됐다”라고 풀었다.

황정민이 맡은 전두광과 대립을 펼치는 이태신 역의 정우성은 다소 억누른 분노를 보여줬다. 그는 “전두광 패거리들은 감정의 폭주이지 않나. 자기 감정에 굉장히 솔직하고 이루는데 맹목적으로 보일 수 있는 폭주를 하는데 이태신은 억제했던 것 같다. 스스로가 감정을 억제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하고. 감정 대 감정으로 붙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며 “이쪽(전두광)이 불이라면, 감독님께서 불과 물의 대결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주셨는데. 물이 되기 전에 불에 타죽는 장작이 될 것 같은 기세등등함이 있지 않나. 저 뜨거운 열기를 그렇다면 참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좀 더 차분히 생각하고 그걸 다시 입으로 뱉기까지 또 한 번 생각하고 억제의 연속을 고민하는 이태신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황정민은 파격적인 캐릭터임에도 전두광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이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이라면. 좋은 배우님, 감독님과 뜻깊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복받은 거다. 파격적인 비주얼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더한 것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성수 감독은 “배우들이 연기의 향연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개개인한테 어떻게 보여질지 모르지만 영화의 자부심이 크다”라고 인사했다.

[삼성동(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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