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갈아타기’ 꺼내든 은행… 당국은 부정적

이승연 2023. 11. 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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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만기를 앞두고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상품 갈아타기'가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금융당국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복수의 시중은행이 홍콩H지수 연계 ELS와 관련해 이처럼 대안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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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앞둔 홍콩ELS 손실 가능성에
銀, 대안으로 상품 갈아타기 거론 "손실땐 원금 회복 기회 제공할 것"
금융당국 "관건은 불완전판매 여부... 재투자 권유, 혼란 가중"
홍콩ELS ‘갈아타기’ 꺼내든 은행… 당국은 부정적
내년 상반기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만기를 앞두고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상품 갈아타기'가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금융당국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복수의 시중은행에서는 만기가 도래해 손실이 확정된 경우 은행이 직접 이를 메워줄 수는 없지만 다른 상품으로 유도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대안 상품 제시를 검토 중이다. 재투자 과정을 보다 간소화하고 추가 수수료도 받지 않는 등 편의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가 아니라면 (손실) 책임은 고객이 지는 것"이라며 "은행권의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면 이에 대해 명확히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지 손실을 본 고객에게 재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ELS, 손실 땐 '갈아타기' 가능?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복수의 시중은행이 홍콩H지수 연계 ELS와 관련해 이처럼 대안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은행 한 관계자는 "아직 손실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만약 손실 난 게 확정되면 그때 가서 고객 성향에 맞춰 대안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별 위험 감내 수준을 고려해 ELS 외에도 회사채,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주가지수연계펀드(ELF) 상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모펀드 특성상 재투자라는 방법까지 제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인원이 제한된 사모펀드의 경우 만기가 다가오면 동의를 구해 이를 연장하거나 재투자하기도 한다. 공모펀드는 만기가 되면 다 연계 계좌로 돌려받고 새로 가입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과정을 보다 간소화한다는 구상이다. 통상 재투자는 같은 상품에 다시 투자를 의미하지만 이번 건의 경우 ELS 중에서도 홍콩H지수와 연계하지 않은 ELS, 혹은 아예 다른 투자상품으로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고 들여다보고 있다.

B 은행도 비슷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B 은행 관계자는 "고객 보호 차원에서 여러 방안을 모색하는데 한 가지 검토 안"이라며 "특히 주가연계신탁(ELT)은 선취 수수료를 떼서 가입할 시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런 별도 추가 수수료 없이 원금 회복할 기회를 제공하도록 선택지를 하나 더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불완전판매 여부' 관건

은행권이 이와 같이 홍콩 ELS 한정 '예외 조치'를 고민하는 것은 오는 상반기 대규모 손실을 우려해서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홍콩H지수 연계 ELS 잔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총 14조5664억원, 이 중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한 규모는 5조438억원에 달한다. ELS는 만기 내 기초자산 가격이 녹인 구간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데 최근 H지수가 폭락한 탓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관건은 불완전판매 여부라는 입장이다. 재투자를 한다고 손실이 만회된다는 보장도 없는 만큼 추후 이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객들의 반응이 중요한데 불완전판매로 여겨질 만한 상황이 있었다면 당연히 보상을 받으려 하지 않겠느냐"라며 "결국 관건은 진짜 불완전판매가 있었느냐는 판단인데 이는 민원 접수 후 조사를 진행하면서 상황을 봐야 정확히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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