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광, 패배자로 기억된다" '서울의 봄', 2023년에 울린 1979년의 총성[종합]

유은비 기자 2023. 11. 9. 18: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영화 \'서울의 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1979년 12월 12일의 묵직한 총성을 담아낸 '서울의 봄'이 2023년의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9일 오후 영화 '서울의 봄'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과 김성수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12·12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한다.

▲ 서울의 봄 특별관 포스터.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성수 감독은 작품 제작 계기에 대해 "내가 고3 때 우리 집이 한남동이어서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되는 총격 소리를 들었다. 그 일이 정말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굉장히 오랫동안 꽁꽁 숨겨져 있던 얘기였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10여 년이 지나서 (진실을) 알게 됐을 때 당혹스럽고 놀라웠다"라며 "이렇게 쉽게 우리나라 군부가 하룻밤 사이 무너져 내렸나? 이런 놀라움과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총소리를 들었던 겨울밤으로부터 44년이 지난 때에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날의 사건이 한국현대사의 운명점이 됐나' 이런 게 나에게 화두였다"라고 연출의 시작을 되짚었다.

김 감독은 "내 오래된 숙제를 이 영화로 갈음해서 보여드린다는 생각이다"라며 "나는 1979년 12월 12일로 돌아가서 재현한 다음 여기에 휩쓸린 사람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상상력을 발휘해서 극화시켰다. 그리고 관객들을 이 상황으로 밀어 넣어 경험해 보게 하면 진짜 역사에 대해 찾아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작품의 의미에 대해 답했다.

현실과 허구를 적절히 섞어 표현해낸 김성수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 받아봤을 때는 다큐멘터리처럼 역사 사실에 입각해 있었다. 그때는 다큐멘터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사를 했다"라며 "그런데 2020년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들과 맞섰던 훌륭한 진짜 군인의 시선으로 보면 이 영화를 반란군의 승리의 역사가 아니라 그들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결과를 다 알고 있지만, 양측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걸 영화적으로 구성하면 재밌게 볼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제작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답했다.

그는 "그들의 판단으로 인해서 결과적으로 우리 역사가 큰 전환점을 맞이했고 나의 20대는 절망감과 패배감 참을 수 없는 최루탄 연기 속에 갇혀서 흘러갔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그들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받을 수 없다는 논리로 입을 다물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끼리 있는 상황 속에서 어떤 얘기를 할지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제작하면서 실화 고증에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역사 기록 샅샅이 보다가 각색하면서부터는 실제 기록은 뒤로 밀어놓고 가상과 실제가 헷갈릴 정도로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진실과 허구의 비율에 대해서는 "영화는 창작을 통해서 새로운 영역으로 점화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창작의 영역으로 넘어가서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 스토리 텔링이 될 때는 퍼센트로 나누기는 힘들다. 나는 역사에서 시작했지만, 많은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라면서도 "내 이야기의 출발점이었던 사진으로 돌아오면서 영화를 끝내고 싶었다. 그들이 승리의 기념으로 남긴 기념사진에서 출발했기에 그걸로 끝을 내서 여러분도 거기에서 생각을 시작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 영화 \'서울의 봄\' 메인 예고편.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반란군의 중심인 보안사령관 전두광 역을 맡은 황정민은 "같이 했던 동료 선배님들 후배님들이 연극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라 감독님이 동선을 잡으시면 신 정체를 하나의 연극하듯이 전체 큰 동선으로 연습을 많이 했다.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잘 해주셨다"라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실존 인물을 표현해 낸 부담감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안에 잘 나와 있으니까 그걸 철저하게 분석해서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공개된 스틸에서 황정민은 충격적인 대머리 비주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황정민은 "뜻깊은 작품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복 받은 거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 파격적인 비주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워낙 특수분장하는 팀들이 잘하셔서 기본 4시간 정도 걸리는데 익숙해지다보니 3시간 반 정도로 단축됐다. 불편한 건 없었다"라면서도 "7시에 촬영해야 하면 3시에 일어나야 하는 게 힘들었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수리남', '아수라'에 이어 또 한 번의 악역으로 관객을 찾은 황정민은 "수많은 악역을 했는데 이번엔 전두광이라는 인물을 하게 됐다"라며 "내 나름대로는 다 다르게 연기했고 다른 색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 장면이 나에겐 난관이었다. 결말이 주는 전두광의 탐욕의 끝. 교활과 모든 감정이 응축돼 있는 탐욕이 마지막 장면으로 보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서울의 봄 스틸.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진압군의 리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의 정우성은 "앙상블을 기대할 수 없는 외톨이 연기였다. 전두광 패거리 연기를 보면 기와 다양한 하모니가 부러웠다. 나는 전화 너머의 목소리에 사정하는 연기를 하느라 많이 답답했는데 영화를 보면서도 그 답답함이 올라와서 기가 쪽쪽 빠지는 기분이었다"라고 영화 관람 후 소감을 밝혔다.

실존 인물을 맡은 부담감에 대해서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지만, 영화는 영화 나름대로의 재해석이 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고 모티브가 되는 인물이 있지만, 오히려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만들 때 그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을 맡았던 분의 이야기를 배척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 역시 서울의 봄에서는 이태신이라는 인물이 실제 사건과 먼, 가공된 인물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어떤 인물이 돼야할까 찾아가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그 전 작업에 비하면 감독님께 더 많이 기댔다"라고 했다.

'비트', '태양은 없다', '아수라'에 이어 '서울의 봄'으로 김성수 감독과 재회한 정우성은 "매 작품마다 치열함을 갱신한다"라며 "아수라 때 집요하고 치열했다. 배우에게 스트레스로 밀어붙이는 힘이 엄청나다. 배우들이 감독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서울의 봄에서는 다른 집요함과 치열함으로 대해주셨다"라고 작업 소감을 밝혔다.

▲ 서울의 봄 이성민 스틸.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성민은 사건의 도화선이 되는 육군참모총장 정상호 역을 맡았다. "김성수 감독님하고 처음 작업했는데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긴장하면서 촬영했다. 이미 역사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을 연기한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어떤 긴장감을 줄까 생각하면서 초반부 전두광 역할과 함께 그나마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어떻게 해보려고 애를 썼다"라고 초반 극을 이끌어간 소감을 말했다.

이성민은 이전 출연작인 '남산의 부장들'과 같은 주제를 다룬 '서울의 봄' 출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며 "김성수 감독님의 많은 말씀 듣고 싶었는데 말은 안 하시고 책만 주셨다. 두꺼운 책 2권이었는데 읽지는 않았다. 현장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고 많은 포용을 해주시고 해서 의지하면서 촬영했다"라고 고마워했다.

김성균은 수도권 방위 책임자 중 한 명인 헌병감 김준엽 역을 맡았다.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결말을 알면서 봐도 손에 땀을 쥐고 시나리오를 봐서 감독님 믿고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라며 작품 출연 계기를 밝혔따 .

김성균은 참석자 중 유일한 하급자라는 표현에 대해 "하급자라고 표현해 주셨는데 사실 헌병감이 엄청난 상급자다. 내가 사병일 때는 쳐다도 못 볼"이라고 발끈하며 "근데 나보다 더 높은 사람이 있으니 내가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거다. 그래서 캐릭터로서도 굉장히 답답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서울의 봄 스틸. 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은 12·12 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에 대해 "재현하는 데에 중점 두지 않았다.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상상을 많이 했다"라고 연출 포인트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인간들은 항상 비슷한 잘못을 저지른다. 나 자신에게도 투영이 되는 이야기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전두광을 악마로 그리고 싶진 않았다"라며 "인간이고 나랑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고 자기가 승리하는 순간에 진정한 승리가 아니라 부메랑이 돼서 올 거라는 걸 느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전두광 캐릭터의 연출 방향에 대해 얘기했다.

"그렇게 양심적인 인물은 아니지만,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라는 김성수 감독은 "자기들이 12·12 반란을 불과 얼마 전까지 승리 역사로 기념하는 게 보기 싫었다. 승리는 잠깐이고 역사 패배자로 기억된다는 것, 그리고 승리가 좋은 것만 주지 않는다는 걸 문득 떠올렸을 것이다"라고 엔딩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전직 대통령이나 이런 인물은 그냥 사용해도 무관하지만, 내가 상상한 인물이기에"라고 답했다.

영화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