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 "무엇이 가해자를 범죄로 내몰았는지 들여다 봐야"

강교현 기자 김경현 인턴기자 2023. 11. 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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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사람들을 위해 계속 일하고 싶어요."

박준영 변호사가 9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 마련된 강단에 섰다.

박 변호사는 "변호를 하면서 만난 분들은 대부분 소외계층이었다"며 "저의 한 순간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 되고 한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우리가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힘든 사람들을 위해 꾸준히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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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주는 일"
'재심, 희망을 말하다' 주제로 전주서 특강
박준영 변호사가 9일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재심,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인권특강을 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김경현 인턴기자 = "힘든 사람들을 위해 계속 일하고 싶어요."

박준영 변호사가 9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 마련된 강단에 섰다. 이날 특강에는 시민과 대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영화 '재심'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는 2007년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을 계기로 국선변호인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 등 누명을 쓰고 복역한 사람들의 법률 대리인을 자처, 재심 변호를 맡아 억울함을 풀어주는 등 '재심 전문 국선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날 박 변호사는 '재심, 희망을 말하다'를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시민들 앞에서 진솔하게 풀어냈다.

박준영 변호사가 9일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재심,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인권특강을 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먼저 박 변호사는 "영화 '재심'이 개봉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저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영화를 처음 보고나서 솔직히 재미가 없었다"며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넸다. 박 변호사의 재치있는 말에 듣는 시민들도 한바탕 웃음을 지었다.

먼저 재심사건을 맡게 된 계기를 솔직하게 밝혔다. 방송 등 언론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변호사는 "처음부터 순수한 정의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처음 사건을 맡게 된 계기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제가 가진 학벌과 여건을 이겨내고 성공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었고 욕심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가 방송에 나오는 이유는 권선징악과 가해자 엄벌을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을 수 있는, 가해자도 제대로 반성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위해서다"고 말했다.

사건을 대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변화된 모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사건을 가십거리로 취급하고 가해자를 무작정 비난하는 것이 아닌 무엇이 가해자를 범죄 현장으로 내몰았는지를 들여다 봐야한다”며 "열악했던 가정환경으로 인해 어린시절 방황하는 아이들을 ‘낙인’을 찍은 사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과거 가해자를 원망하고 사법체계도 비판했지만 어리석은 생각이었다"며 "정의라고 생각했던 행동과 언행들이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주는 것을 깨달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내면을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가 생각하는 재심은 한 마디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주는 것'이다. 그 만큼 중요한 일이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는 게 박 변호사의 생각이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변호를 하면서 만난 분들은 대부분 소외계층이었다"며 "저의 한 순간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 되고 한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우리가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힘든 사람들을 위해 꾸준히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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