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한:현장] 12.12 다룬 '서울의 봄', 긴박했던 그날 밤으로(종합)

조은애 기자 2023. 11. 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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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서울의 봄'이 1979년 12월12일, 긴박했던 그날 밤으로 관객들을 이끈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김성수 감독이 참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다. 앞서 '아수라', '감기', '태양은 없다', '비트' 등으로 주목받은 김성수 감독의 신작으로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첫 번째 한국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이날 김성수 감독은 "고3 때 저희 집이 한남동이라서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될 때 총격전 총소리를 들었다. 근데 그 일이 오랜 시간 꽁꽁 숨겨져서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30대 중반이 돼서야 어떤 일인지 알게 됐는데 당혹스럽고 놀라웠다. '이렇게 쉽게 우리나라 군부가 무너져내렸나?' 그런 놀라움과 의구심이 지금까지 마음 속에 있다.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날의 사건이 한국 현대사에 운명적인전환점이 됐나' 그게 저한테는 일종의 화두였다. 그래서 저는 79년도 12월12일로 돌아가서 그날 사람들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상상력을 가미해서 극화시키고 관객들을 그 순간으로 밀어넣고 경험하게끔 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굉장히 잘 썼지만 다큐멘터리처럼 역사 사실에 입각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고사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이걸 군사반란을 일으킨 신군부 세력과 끝까지 맞섰던 사람들의 편에서 보면 어떨까 싶었다. 사실 그 분들 때문에 그들의 반란죄가 입증이 된 것이다. 아무도 그들과 맞서지 않았다면 그냥 영원히 승리자로 기록됐을 것 같다. 그들과 맞섰던 훌륭한, 진짜 군인들의 시선으로 보면 관객들이 반란군의 승리의 역사가 아닌, 그들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 우리나라를 책임지고 있던 대단한 군인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지켜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정에 서서 판결을 받았는데도 신군부 세력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받을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그들이 입을 닫았기 때문에 제가 멋대로 만들고 싶었다. 배우들도 각자의 방식대로 잘 만들어줬다. '서울의 봄'은 역사에서 출발했지만 많은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다. 멋대로 해석한 부분도 있지만 그들이 승리의 기록으로 남긴 사진으로 돌아오면서 저처럼 그 시대를 되돌아보고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군사반란을 꾀하는 군내 사조직 리더 전두광 역을 맡은 황정민은 "시나리오 안에 모든 정답이 있었다. 그렇게 전두광을 만들었다. 같이 했던 동료 선후배들이 연극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라 전체 동선을 감독님께서 잡으시면 장면 전체를 하나의 연극하듯 큰 동선으로 연습했다. 각자 역할을 잘 해주셨던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파격적인 대머리 가발 분장에 대해서는 "분장 시간만 4시간 정도 걸렸지만 전혀 불편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이렇게 뜻깊고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정우성은 서울을 지키기 위해 반란군과 대립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을 연기했다. 그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영화엔 제 해석이 있지만 실제 사건에 대한 부담감은 털어냈다. 모티브가 되는 인물도 있지만 이태신을 만들 때 오히려 그 당시에 수도경비사령관 임무를 맡고 계셨던 분의 이야기를 배척하려고 했다. 감독님 역시 이태신이 가장 실제 사건에서 먼, 가공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렇다면 이태신은 어떤 인물이 돼야 할까 계속 찾아가는 작업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이태신에 대해서는 "전두광 패거리가 감정에 솔직하고 맹목적으로 폭주한다면 이태신은 스스로 감정을 억제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전두광 쪽이 불이라면 저 뜨거운 열기를 참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차분히 생각하고, 억제의 연속이었다. 그런 면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황정민은 "영화 보고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가 쳤다. 촬영 끝나고 개봉까지 한 1년 넘게 기다렸는데 오늘 그 결과물을 보니 기분이 좋다. 이 영화로 인해서 관객분들이 극장에 좀 더 많이 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의 봄'은 오는 11월22일 개봉한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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