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병원 관리 헛점…마약류 174만개 불법유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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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폐업 의료기관이 보유했던 마약류의약품 174만여 개의 사후관리를 방치해 이중 상당량이 불법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감사원은 9일 공개한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식약처가 2019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의료기관 920개소가 폐업하는 동안 마약류의약품에 대한 재고 처리 등 사후 보고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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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의료기관 보관 마약류 사실상 관리 구멍
사용후 프로포폴 잔량 발생도 언급
식약처, 의료용 마약류 합동 점검 실시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폐업 의료기관이 보유했던 마약류의약품 174만여 개의 사후관리를 방치해 이중 상당량이 불법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감사원은 9일 공개한 정기감사 보고서를 통해 식약처가 2019년부터 작년까지 4년간 의료기관 920개소가 폐업하는 동안 마약류의약품에 대한 재고 처리 등 사후 보고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실제로 13개 폐업 의료기관을 선정해 샘플조사를 실시한 결과, 5개소는 ‘분실’ 또는 ‘임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어 불법유통됐을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사실상 식약처가 지자체와 현장조사 등을 실시하지 않아서 마약류의약품 관리에 구멍이 생긴 셈이다.
실제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의원은 2020년 5월 폐업하면서 재고로 보유하던 프로포폴 등 1936개를 관할 공무원 참관 없이 임의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경북 포항시 소재 모 의원은 2020년 9월 폐업 하면서 재고로 있던 항정신성의약품 5만2000개를 자택으로 가져와 보관하던 중 2만7246개를 분실했다고 보고했다.
감사원은 프로포폴 등 앰플 단위로 포장된 주사제의약품은 환자의 몸무게·연령 등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 통상 포장을 뜯어 사용한 후 잔량이 발생한 사실도 지적했다. 의료기관은 업무 편의 또는 감시 회피 목적으로 잔량을 허위보고할 유인이 높아, 식약처는 ‘폐기량 0’ 등 허위보고 의심사례를 집중관리 할 필요성이 있다.
식약처의 시스템 분석결과, 최근 4년간(2019~2022년) 의료기관 1만1000여 개소에서 ‘프로포폴 사용 후 잔량이 없다’는 보고(폐기량 0)가 2만 6000여 건에 이르는데도 식약처는 폐기량이 아닌 사용량이 많은 의료기관 위주로만 현장조사 등을 실시해, 프로포폴 보고·관리에 한계를 드러냈다.
감사원은 식약처장에게 마약류의약품 재고 샘플조사 결과 위법이 확인된 폐업 의료기관은 관할 지자체장에게 고발하도록 통보했다. 또 위해식품 회수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경고하는 한편 화장품 용역 결과에 대한 사후조치를 실시하지 않은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합동 점검을 오는 17일까지 경찰청, 지자체와 함께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점검 대상 의료기관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정한 22곳이다. 의사 부재 중에 마약류를 처방했거나 대리 처방 등 부적절한 의료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관들이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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