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도 주목한 최형우 인생역정 '방출→복수 다짐→재입단→홈런왕→KBO 타점 신기록'... "이젠 젊은 선수 존경 받아"

양정웅 기자 2023. 11.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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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최형우의 야구 인생을 소개하는 MLB.com의 기사. /사진=MLB.com 홈페이지 갈무리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방출'이라는 한 차례 실패를 겪었던 선수가 불혹의 나이에도 성공적으로 활약하며 KBO 리그의 역사를 바꿨다.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40)를 향해 메이저리그(MLB)도 주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9일(한국시간) "한때 KBO 리그 팀에서 방출됐던 선수가 이제는 기록을 경신하는 선수가 됐다. 복수를 다짐하던 최형우는 이제 리그 타점 기록을 새로 세웠다"며 최형우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올 시즌 최형우는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6월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KIA의 4번 지명타자로 출전,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0-1로 뒤지고 있던 4회 초 1사 1루에서 한화 선발 한승주의 초구 직구(시속 145km)를 받아 쳐 중앙 담장을 크게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498타점을 기록하며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최형우는 이로써 이 감독을 제치고 KBO 통산 타점 순위 1위에 올랐고, 리그 최초로 통산 1500타점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경기 후 최형우는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홈런이 된 순간, 지금까지 했던 야구 인생이 조금씩 생각났다. 첫 타점을 올렸던 2008년 잠실야구장 그 순간이 가장 기억났다"고 밝혔다.

KIA 최형우가 지난 6월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4회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KBO 역대 첫 1500타점을 달성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어 최형우는 "나이 스물여섯에 주전도 아닌 내가 어떻게 상상이나 했겠나. 그 당시 나는 꿈이라는 것은 꿀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면서 "이 기록도 KBO 처음이라서 기쁜 것보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는 느낌 때문에 더 기뻤다. 16시즌 동안 중심 타자로서 삶을 뜻깊게 살았다는 생각도 들고 감회가 남다르다. 오늘 같은 날은 내 자신에게 조금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형우 본인의 말처럼 한때 그는 아예 소속이 없었던 적도 있었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200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받은 최형우는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고, 결국 3년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MLB.com은 "2005년 삼성이 포수 최형우를 방출했을 때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3시즌 동안 단 몇 경기에서만 뛰었고, 10타수 2안타에 타점은 없었다. 이는 그저 이적 현황에 한 줄을 추가하는데 그쳤다"면서 "최형우 자신을 제외하고는 말이다"는 말을 덧붙였다.

당시 방출 후 최형우는 SNS를 통해 "이런 말하면 비웃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난 반드시 돌아온다. 날 배신했던 것에 대해 복수를 품고 반드시 돌아온다. 지금 있던 곳이 아닌 저 먼곳에서 이곳을 부수기 위해 칼을 갈 것이다. 반드시, 반드시, 언젠가는 복수한다"는 말을 남기며 각오를 다졌다. 매체는 "일반적으로 이런 글은 희망사항일 뿐이고, 오만한 의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최형우의 경우 이를 야구장에서 이뤘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형우는 방출 직후 경찰청 야구단에 입대해 실력을 가다듬었고, 전역 후 다시 삼성과 계약을 맺었다.

KIA 최형우가 6월 20일 대전 한화전 4회초 1사 1루에서 중월 투런포를 기록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MLB.com에 "커리어 초기만 해도 이런 일(통산 1500타점)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모든 안타나 타점이 중요했고, 거기에만 집중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방출 전에는 2군을 오가다 보니 워크에씩이 무뎌졌다. 항상 내 타격 능력에는 자신감은 있었다"면서 "경찰청 야구단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이후 다시 프로 생활을 하면서 내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방출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엄청난 커리어를 쌓았다. 올 시즌까지 통산 2065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12 373홈런 1542타점 1224득점 OPS 0.934의 성적을 올렸다. 통산 타점 1위, 홈런 5위에 올랐고, 2011년 홈런왕을 비롯해 5차례 골든글러브(2011, 2013, 2014, 2016, 2017년)를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최형우가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바로 수많은 우승이었다. 삼성 시절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1~2014년)을 차지한 그는 KIA로 이적한 첫 시즌(2017년)에도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우승이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이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KIA 최형우.
MLB.com은 "이제 40세가 된 최형우는 더 이상 원한을 가지거나 복수심을 품는 젊은 선수가 아니다"며 "긴장을 풀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야구를 하는 법을 깨달았다. 훌륭한 결과물을 내며 선수들의 존경을 받는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내가 걸어온 길과 나의 감정들이 롤모델이 되면 좋겠다. 마음을 먹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밝은 날이 찾아온다"며 '제2의 최형우'를 향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한편 시즌 막판 쇄골 골절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최형우는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최)형우가 솔직히 적은 나이는 아니다. 막판 쇄골 부상도 남은 야구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올해 보여준 기록을 보면 나이에 비해 아직 신체능력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또 리더 역할을 하면서 팀 워크에식 측면에서도 굉장히 잘해줬기 때문에 냉정히 판단하면서도 대우는 분명히 해주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KIA 최형우.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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