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드라마를 쓰네' '이승엽-마해영 홈런에 울었던 엘린이가 21년 뒤 같은 날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른다' 상대는 LG전 4승 ERA 0.84 'LG킬러다'[KS 포커스]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런 우연이 있을까.
2002년 11월 10일.
TV로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를 보던 '엘린이'는 다 이기던 9회말 믿었던 마무리 이상훈이 이승엽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맞고 최원호가 마해영에게 역전 끝내기 솔로포를 맞고 우승을 내주는 것을 보고 엉엉 울었다. 다음날 학교도 안 가겠다고 떼를 쓰다가 어머니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정확히 21년 후인 2023년 11월 10일.
그가 한국시리즈 3차전 마운드에 선다. LG 트윈스 임찬규다.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을 당시 그는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을 떠올리며 "29년 뒤에 내가 정규리그 우승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고 하니 이것 자체가 낭만인 것 같고 드라마 같다"면서 "일단 살면서 이 이상의 드라마는 없을 것 같다"라며 성공한 덕후의 삶에 감회 어린 소감을 밝혔다.
임찬규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KT의 선발 투수는 이강철 감독이 예고한 대로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다.
21년 전인 2002년과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서 LG는 한국시리즈 첫 승을 거두는 드라마를 썼다. 이번엔 '엘린이' 임찬규가 또 한번의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21년만의 한국시리즈.
펑펑 울었던 그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던 LG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끌어 올린 임찬규다. LG 염경엽 감독도 4,5월 국내 선발이 힘들었을 때 임찬규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임찬규는 시즌 시작할 때 롱릴리프였으나 대체 선발로 들어왔고, 호투를 거듭하며 국내 에이스로 맹활약 했다. 토종 최다승인 14승3패 평균자책점 3.42. 지난 2년 간 구속 증가로 힘으로 붙다가 실패한 임찬규는 예전에 잘했던 터널링을 이용한 제구와 카운트 싸움으로 전략을 바꿨다. 빨라진 구속과 함께 14승으로 다승 전체 3위, 국내 투수 1위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KT전엔 약했다. 올시즌 4번 등판(3번 선발)해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1을 기록했다.
중간 투수 때인 4월 2일 수원 경기서 2이닝을 던져 3실점을 기록했던 임찬규는 5월 17일 잠실 경기서 5이닝 8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7대3 승리와 함께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7월 5일 잠실 경기서 5이닝 동안 8안타 1볼넷 4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4대8 패배와 함께 패전 투수가 됐던 임찬규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7월 26일 수원에서 등판해 4⅓ㅇ닝 동안 6안타 4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팀이 1-3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라 패전 투수가 될 위기였으나, 8회 2점을 뽑아 동점이 되며 패전은 면했다. 당시 경기는 3대4 LG의 패.
KT전 선발 등판 기록은 3경기 1승1패 평균 자책점 5.65다. 홈런을 내주진 않았지만 피안타율이 3할5푼2리로 꽤 높았다.
김민혁이 부상으로 대타로만 나오는게 임찬규에겐 호재.
임찬규에게 7타수 4안타(타율 0.571)로 매우 잘쳤다. 2루타와 3루타도 각각 1개씩 때렸다. 강백호도 7타수 3안타(타율 0.429)로 좋았는데 부상으로 빠졌다.
톱타자 김상수도 7타수 4안타로 좋았고, 황재균도 6타수 3안타로 5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알포드가 10타수 3안타로 3할, 박병호가 8타수 2안타로 2할5푼을 기록. 배정대가 2타수1안타, 문상철이 3타수 1안타 등 대부분의 KT 타자가 임찬규에게 안타를 친 경험이 있다.
임찬규와 선발 맞대결을 펼칠 KT의 벤자민은 그야말로 LG 킬러다. 부진하다가도 LG만 만나면 잘던졌다. 올시즌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로 다승 2위를 기록했다. 결국 이번 3차전은 다승 2위와 3위의 싸움이 됐다.
LG전 극강의 투수다. LG 염경엽 감독이 "우리는 KT에 진게 아니라 벤자민에게 졌다"고 할 정도로 벤자민에게만 유독 약했다.
벤자민은 LG전에만 5번 등판했는데 4승무패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1할6푼5리에 불과하다. KT 상대 팀타율이 3할1리나 되는 LG인데 벤자민에겐 전혀 치지 못했다는 것.
개막전인 4월 1일(11대6 승) 6이닝 2안타 1실점(비자책) 승리를 시작으로 5월 16일(12대7 승) 6이닝 5안타 1볼넷 7탈삼진 5실점(1자책) 승리, 7월 5일(8대4 승) 5⅓이닝 4안타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 승리, 7월 25일(4대1 승) 8이닝 3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승리 등 4연승을 이어오다가 9월 6일 수원 경기서 7이닝 5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당시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0-1로 뒤진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게다가 9회초까지 0-1으로 뒤져 처음으로 LG전에 패전투수가 될 위기였다. 하지만 9회말 황재균의 역전 끝내기 안타로 4대3으로 뒤집으면서 벤자민의 패전이 사라졌다. 좋은 기억만으로 LG를 만날 수 있게 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았다. 2차전에 선발로 나서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5이닝 4안타(1홈런)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5차전에서 5이닝 동안 5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무4사구로 깔끔한 피칭을 했다. 5차전서 83개를 던지고 나흘 휴식 후 한국시리즈 3차전에 나선다. 정상적으로 던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임찬규는 "한국시리즈에서 무조건 이겨야겠지만 결과를 떠나서 공 하나 하나 던질 때마다 그 장면 하나 하나를 다 머릿속에 남겨두고 싶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경기라서 임찬규의 뇌리에 정말 제대로 남을 듯 하다.
역대 한국 시리즈에서 1승1패(무승부 포함)에서 2승째를 먼저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은 85%다. 20번 중 17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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