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는 내 삶의 활력소... 평생 함께해요” [1만호 특집]
아주 특별한 인연 열혈 愛독자
경기일보의 1만호를 만든 것은 애독자들과 도민들의 관심, 성원 덕분이었다. 경기일보와 인연을 맺은 독자들은 진실을 추구하고 도민의 삶과 일상을 함께하는 지역신문이 돼 달라고 격려했다. 독자들이 직접 전해준 손편지나 감사패, 응원의 메시지 등은 제각각 형태가 달랐지만 경기일보 구성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
# 원폭 피해자 후손들의 마음 모은 ‘감사패’
2021년 8월30일 이규열 (사)한국원폭피해자협회장과 정정웅 서울지부장, 심진태 합천지부장은 경기일보를 방문해 감사패를 전달했다. 본보 정치부의 경기ON팀이 2021년 3월부터 도내 원폭피해자들의 고통과 열악한 환경, 경기도 차원의 지원과 정치권의 관심 필요성 등을 연속보도한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장은 당시 취재팀에 감사패를 전하며 “경기일보는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76년 아픔과 그 고통, 고된 생활을 하는 원폭피해자와 그 후손들의 실태에 대해 심층 취재를 했다. 경기ON팀의 보도로 원폭피해자에 대한 유례 없는 관심과 지원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 경기ON팀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 동화성세무서 민원팀장 실신 관련 보도... 익명 독자의 응원 ‘큰 힘’
지난 8월1일 오후 6시40분께 경기일보 경비실에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익명의 독자는 “세무공무원 의식 불명과 관련해 상세하게 기사를 써서 독자로서 감동을 받았고, 김정규 기자에게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 달라”고 했다. 지난 7월28일 동화성세무서 민원실에서 민원팀장이 악성 민원을 견디다 쓰러진 사건을 경기일보가 온라인 기사로 단독 보도한 데 따른 내용이었다. 전화 내용은 작은 포스트잇 한 장에 적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됐다. 김정규 기자는 “사건 당사자가 쓰러진 후 안타깝게 고인이 되셔서 마음 한편이 무겁기도 하지만, 이 포스트잇을 고이 간직한 채 어려울 때마다 꺼내어 보고 있다”며 “기사를 읽어주고 관심 가져 주시는 독자가 계신다는 사실과 응원이 기자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찬란한 마음
권숙월
안산시 단원구 어느 거리에서
장대비가 그린 그림,
모자 쓴 노인과 긴 머리 여인이 모델이다
분홍빛 우산은
폐지 리어카를 밀고 가는
등 굽은 노인 쪽으로 더 많이 기울어져 있다
우산 든 젊은 여인의
휴대폰이며 장바구니 한없이 젖고 있다
경기일보 기자가 카메라에 담은
〈내 어깨는 다 젖어도〉라는 제목의 그림,
저 찬란한 마음이 비 젖은 남루를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 메일로 전해진 시인의 ‘시’ 한 통
경기일보 조주현 사진기자에게 지난달 13일 한 통의 메일이 전달됐다. 지역신문 편집국장을 역임하고 현재 45년 차 시인으로 지역에서 시창작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얼마 전 경기일보에서 보도한 ‘내 어깨는 다 젖어도’ 사진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에 시 한편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조주현 기자와 사진 속 분홍빛 우산을 쓴 그 여자분께도 전해지면 좋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손수 쓴 시 ‘찬란한 마음’을 전했다.
‘저 찬란한 마음이 비 젖은 남루를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독자의 12줄짜리 시 한 편은 그 어느 상 못지않은 값진 선물이자 감동이었다.
조 기자는 “연인에게 받은 러브레터보다 설레고 고마웠다. 시를 선물받은 사진기자가 세상에 몇이나 있겠나. 앞으로도 따뜻한 소식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 부부공연단 ‘아낌없이 주는 나무’ 김수경·이옥자씨
공연 봉사로 나눔을 실천하는 부부공연단 김수경(81), 이옥자씨(76)는 경기일보 ‘함께 토닥토닥’ 편에 실린 뒤 새로운 삶의 동력을 찾았다고 편지를 보내 왔다. 보도 이후 KBS ‘인간극장’, ‘황금연못’에 출연하게 됐고, 각종 뉴스 프로그램과 신문 등에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더 많은 곳에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0월22일엔 포천 아트밸리에서 공연을 해 관객들에게 뜨거운 함성을 듣고 인기를 얻었다.
또 여러 교회와 다양한 곳에서 버스킹 공연도 펼치고 있다. 김수경·이옥자씨 부부는 “경기일보는 그야말로 우리에게 아낌없이 줬던, 삶을 바꿔준 ‘가족’ 같은 존재”라며 “우리 이야기처럼 따뜻하고 지역민의 삶이 담긴 기사를 많이 실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PD 꿈꾸는 대학생 이시우씨
지역소식 틈틈이 클릭...세상 이어주는 든든한 친구
“요새 젊은이들이 신문을 안 본다고요? 그럴리가요, 저는 매일같이 경기일보를 틈틈이 챙겨보는 걸요!”
신문과 등지고 살 것만 같은 젊은이들 가운데 이시우씨(21·서울예술대 3학년·안양시)에겐 일상 틈틈이 경기일보의 보도를 들여다보는 일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하기만 하다.
요새 청년들은 신문 등 전통적인 언론을 낯설어 한다. 하지만 이씨는 학창 시절부터 경기일보를 찾아보며 지역, 그리고 더 넓은 세상과의 접점을 탐색해온 열혈 독자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나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평소 책을 많이 보고 글을 진득하게 보는 걸 좋아해 자연스레 신문 보도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용인·성남·안양 등에 살며 계속 이사를 다니면서도 경기지역을 벗어난 적이 없었기에, 그는 지역언론사인 경기일보에 늘 애정을 품고 있었다. 올해 6월부터는 네이버 구독도 시작했다며 자랑하는 그에게 경기일보는 지역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든든한 친구다.
지역언론에 대한 그의 관심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와 기아 Autoland 화성이 함께하는 프로젝트 ‘기아챌린지 ECO서포터즈’ 활동으로 이어졌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은 PD다. 이에 경기일보와 함께하는 서포터스 활동은 그만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있어 시야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지역 이슈를 발굴해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경기일보를 창구 삼아 진행되는 취재 및 보도로 지역민과 소통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이씨는 광명 업사이클아트센터, 안산 방아머리 해변과 갈대습지 등을 직접 찾아 르포 취재를 하는 등 세상과의 접촉 기회를 늘려갔다.
그는 “내가 경기도민으로서 발굴해낸 이슈가 지역신문에 실렸을 때 뿌듯하고 보람찼다”며 “평소에 읽던 경기일보에서 다뤘던 이슈가 어떻게 세상과 만나는지 내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26년간 신문배달 손정수 용인지국장
날마다 독자와의 만남 애정 넘치는 가족 같은 존재
“30대부터 26년의 청춘을 경기일보와 함께했습니다. 경기일보가 10만호, 100만호를 넘어 앞으로도 지방언론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도록 발 빠르게 뛰며 응원하겠습니다.”
1997년부터 한결같은 마음으로 경기일보를 구독하고, 매일 아침 용인 전역으로 신문을 배달하는 손정수 국장(59)은 그야말로 ‘경기일보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불 때도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신문 배달을 시작해 26년간 독자들의 아침을 열어주고 있다. 결혼 직후 33세의 나이로 생계를 위해 신문배달을 시작한 그는 총무 등을 거쳐 어느덧 경기일보 용인지사의 국장직까지 맡게 됐다. 손 국장은 “제대한 뒤 막노동을 하다가 지인의 부탁으로 신문배달을 하게 되면서 경기일보와 첫 인연을 맺었다”며 “외동딸을 잘 키워 손주까지 얻었으니 경기일보는 일생을 함께한 가족 같은 존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6년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독자들의 집을 찾고 있는 손 국장. 신문 발행일엔 가족여행을 꿈꿀 수 없었고, 오랜 친구가 부모상의 아픔을 당해 고향인 대전에 갈 때도 위로의 술잔을 들지 못했다. 새벽 6시까지 신문배달을 마친 뒤 다시 대전을 찾아 발인에 함께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배달하지 않으면 수많은 가정에서 신문을 못 본다”며 “정성껏 기사를 쓴 기자들, 신문을 기다리는 구독자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몸이 아파도 배달을 빠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손 국장은 애독자로서 경기일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그는 “지면으로 기사를 보는 시대가 지나고 있다는 생각에 상전벽해를 느끼면서 울적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일보만큼은 여전히 꾸준한 사랑을 받아 자랑스럽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와 전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뉴스로 경기일보를 계속해 알렸으면 한다”며 “경기일보가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 언론사가 될 때까지 열심히 뛰며 함께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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