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총선 길목서 또 도진 극한 정쟁, 민생경제는 외면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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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다시 극한 정쟁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예산안 시정연설차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환담을 계기로 여야 간에 상생과 협치 기류가 조성되나 싶더니 쟁점 법안과 공직자 거취 문제 등을 두고 격돌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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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치권이 다시 극한 정쟁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예산안 시정연설차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환담을 계기로 여야 간에 상생과 협치 기류가 조성되나 싶더니 쟁점 법안과 공직자 거취 문제 등을 두고 격돌하며 파열음을 내고 있다. 민주당은 9일 본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과 방송 관련 3법을 상정해 처리했다. 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해병대원 순직 등 3가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국무위원 탄핵소추 발의 대상이 된 이 위원장은 "민심의 탄핵을 받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여권은 노란봉투법과 방송 관련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거대 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을 앞세워 자신들 뜻대로 쟁점 현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이를 무력화하는 상황이 현 정부 출범 1년 반이 넘도록 도돌이표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야당의 대여 파상 공세는 큰 선거가 다가오면 으레 있는 일이지만 이번만큼은 지나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수원지검 2차장인 이정섭 검사 탄핵 추진이 특히 그렇다. 민주당은 이 검사가 2년 전 대기업 임원과 어울려 공짜 스키를 탔다는 의혹이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으로 탄핵 요건에 해당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 검사가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 수사 책임자라는 점이다. 이 대표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수사를 벌이는 검찰에 대한 보복성 탄핵이라는 의구심이 불거지는 이유다. 이동관 위원장 탄핵 추진도 과하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를 자의적으로 해임하고 정권 비판 기사를 '가짜뉴스'로 오도해 언론을 겁박하는 등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친다"고 하지만, 이들 사안이 탄핵 요건에 해당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취임 두 달여밖에 안 된 장관급 인사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에 낯선 현상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수 의석을 믿고 계속 근육질을 자랑하는 것"(이원욱 의원)이라는 내부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여야의 힘겨루기는 총선 국면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국정운영을 맡은 여권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작금의 정치 혼란상을 두고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이보다 여야를 떠나 민생을 챙기는 것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가계와 자영업자, 그리고 많은 기업이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총선 기싸움은 그것대로 하되 경제살리기라는 의무는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민생 앞에선 여야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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