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인상"…철강업계, 실적한파 우려 커진다

김동현 기자 2023. 11. 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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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9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0.6원 올리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전기로를 주로 사용하는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이 더 커질 조짐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이 1㎾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 부담은 200억원 증가한다고 업계는 추산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계약물량이 300㎾h 이상인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h 당 10.6원 인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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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번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
생산 부담 증가에도 제품 가격 인상도 쉽지 않아
내년 철강 수요 부진시 실적 한파 장기화 우려↑
[서울=뉴시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사진=현대제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정부가 지난 9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0.6원 올리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전기로를 주로 사용하는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이 더 커질 조짐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요금이 1㎾h당 1원 인상되면 연간 원가 부담은 200억원 증가한다고 업계는 추산한다. 건설경기 침체와 글로벌(중국) 철강 수요 감소에 전기 요금 상승 여파까지 겹친 만큼 '실적 한파'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번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계약물량이 300㎾h 이상인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h 당 10.6원 인상하기로 했다. 시설규모 등에 따라 고압A(3300~6만7000V 이하)는 ㎾h 당 6.7원, 고압B(154kV 이상)·C(345kV 이상)은 13.5원 오른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타깃은 주로 대기업이다. 전체 전력 사용량의 48.9%, 산업용의 95.5%에 달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도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전기료 인상에 대해 난감한 모습이다. 산업용 전기료의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올 4분기까지 6번에 걸쳐 올랐다. 인상액은 ㎾h 당 60원에 달하고 2021년 기준 전기료와 비교하면 50%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도 더 커졌다. 전기로 생산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현대제철의 경우 연간 전기 1만GW(기가와트)를 사용하는데 이번 인상으로 인해 연간 수백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의 경우 6000억~7000억원을 전기 요금으로 납부했는데 올해의 경우 상하반기에 걸쳐 전기료 인상이 이뤄진 만큼 전년대비 30~40% 이상 납부금액이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전기요금으로 2827억원을 납부한 동국제강도 비슷한 상황이다. 동국제강은 올해 전기요금 인상 여파로 전력 비용 부담이 전년대비 20~30%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생산 부담 증가에도 제품 가격 인상 쉽지 않아

업체들은 저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최근 수 년간 전기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탄소배출 저감 설비를 늘려온 것이 오히려 실적 하락의 주범이 됐다고 하소연하며 올 연말에 이어 내년까지 실적 한파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는 데다 환경오염 개선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중국 철강업체들의 감산도 기대치를 하회해 4분기에도 어려운 업황이 예상된다. 전기료 인상에 따른 감익도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전기료 인상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철강 제품 가격은 아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가격이 묶여서 움직이는 만큼 우리나라만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급격히 줄어 전 세계에서 안팔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른 중국 내 철강 소비량 감소 여파로 국내 철강 시황도 좋지 않다"며 "고부가 제품 판매비율 증가와 원가절감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설 계획이지만 생산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철강 수요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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