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동관 탄핵추진 왜?···위법 운영·언론 자유 침해
더불어민주당이 9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에는 다섯 갈래의 법률 위반 사유가 담겼다. 5인 합의제인 방통위를 2인만으로 운영해 안건까지 의결하고, 팩트체크 시스템 점검을 명분으로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는 내용 등이다. 민주당은 MBC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이사의 해임을 무리하게 추진했고, KBS 신임 사장 선임 과정에도 방통위가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공영 방송을 길들이고 방송을 장악하려 한다고 본다. 선봉에 선 이 위원장을 탄핵해 방송 장악 시도를 멈추겠다는 게 민주당의 논리다.
민주당은 이날 보고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에서 첫 번째로 2인만으로 방통위 안건을 의결한 게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8월25일 임명된 후 10월6일까지 43일 동안 2인만으로 14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법은 방통위를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하고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안건을 의결하도록 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결원이 생기더라도 최소 3인 이상의 출석과 3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의결한 안건 중에는 KBS 이사 및 감사 임명과 방문진 이사 임명 및 해임안도 담겨 있다.
민주당은 방통위가 지난 9월8일 KBS·MBC·JTBC에 재승인 조건 이행실적 검토를 이유로 ‘팩트체크 확인 절차’와 ‘뉴스타파 인용보도 경위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이 언론 자유를 침해했다고 짚었다. 뉴스타파 보도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김만배씨 인터뷰를 말한다. 허위 인터뷰를 인용한 과정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에서 “피소추자(이 위원장)가 적법하고도 명확한 법률상 근거가 없이 위 자료를 요구하는 이유는 가짜뉴스 단속이라는 미명 아래 보도 경위와 보도 내용에 간섭하기 위한 것으로 방송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방통위가 방심위의 심의 대상에 인터넷언론사를 포함시키고,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만들도록 요구한 것이 권한을 넘어섰다고 봤다. 심의는 방심위의 전속 권한인데, 방통위가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것이다. 또 이 위원장이 KBS 박민 사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는 과정에서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도 짚었다.
탄핵소추안의 결론에 해당하는 ‘탄핵의 필요성’ 부분에는 “(이 위원장이)방통위 의결절차를 위법하게 운영하고,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위축시키는 헌법 및 법률 위반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피소추자는 탄핵되어야 마땅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방송 3법(방송법 개정안·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과 이 위원장을 탄핵을 통해 방송 장악 시도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앞으로도 공영방송 독립을 위해 꿋꿋이 나아가는 동시에, 방송장악 시도에도 단호히 맞서겠다”며 “그 출발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이라고 밝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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