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와 헷갈릴 정도"…황정민 vs. 정우성 '서울의 봄', 12.12 그날의 생생한 현장 속으로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서울의 봄'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운명이 바뀌던 12.12 그날의 생생한 현장으로 관객을 이끈다.
9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서울의 봄'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 김성수 감독이 참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그동안 12.12 군사반란을 다룬 드라마는 있었지만 영화는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44년 전 12월 12일, 고3 때 한남동에서 총소리를 직접 들은 이후 꾸준히 품었던 의문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10.26 박정희 시해 사건 당일에서 출발해 보안사령관 전두광의 합동수사본부장 임명, 군사반란까지 국가적 혼란 속 국면을 따라간다.
김 감독은 "하룻밤 사이에 우리나라 군부가 무너졌다는 놀라움이 들었다"며 "한국사의 운명적 전환점이 된 건 화두였다. 오래된 숙제를 이 영화로 보여드린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사 반란을 일으킨 신군부 세력과 끝까지 맞선 군인이 있다. 훌륭한 진짜 군인의 시선으로 보면 관객이 이 영화를 반란군의 승리의 역사가 아니라 잘못을 알게될 거라 생각했다. 결과를 다 알지만 극적으로 구성하면 재밌게 보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또 김 감독은 "처음엔 역사적 기록을 샅샅이 봤지만 각색을 하면선 실제 기록을 미뤄뒀다. 실제와 가상이 헷갈릴 정도로 재밌는 얘기를 만들어보려 했다"며 "많은 허구를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이 전두환을 극화한 전두광으로 분했다. 보안사령관으로 10.26의 수사 책임자인 합동수사본부장을 겸직하게 된 전두광은 모든 정보를 틀어쥔 후 권력 찬탈을 위해 군내 사조직을 동원해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다.
황정민은 "같이 한 선후배가 연극을 많이 하셔서 장면을 하나의 연극을 하듯 연습했다.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잘해줬다. 한 땀 한 땀 만들어 나갔다"며 운 뗐다.
예고편이 공개되고 황정민의 대머리 가발이 화제가 됐다. 황정민은 "어렵지 않았다. 특수분장을 워낙 잘하신다. 기본 4시간 걸렸다. 익숙해지다보니 3시간 반 되더라. 새벽에 일어나는 게 힘들었고 불편한 건 없었다"고 회고했다.
정우성은 전두광과 대척점에 선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이다. 서울로 전방부대까지 불러들이는 반란군에 맞서 끝까지 대항하며 서울과 국민을 지키려 한다.
정우성은 "이태신은 외톨이 연기였다. 전두광 패거리의 장면을 보면 연기적 합이 부러웠다. 전화기 너머 목소리로 사정하는 연기를 하느라 답답했다. 영화를 보면서도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고 웃었다.
"실제 사건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려 했다"는 정우성은 "김 감독께서 '서울의 봄'에선 이태신이 가장 가공된 인물이라 하셨다. 어떤 인물이 돼야할지 찾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전작에 비해 김 감독에게 더 많이 기댔다"고 터놨다.
육군참모총장이자 계엄사령관 정상호는 이성민이 연기했다. 정상호는 세를 규합하는 전두광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태신을 수경사령관에 임명하는 등 그를 견제하려 한다. 그러나 10.26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신군부에 납치돼 12.12의 도화선이 된다.
이성민은 김 감독과 협업은 처음이라며 "김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긴장하며 촬영했다. 이미 역사적으로 다 아는 사실을 연기한다는 게 관객에게 어떤 긴장감을 줄지 생각했다. 긴장 유지가 필요하다 생각해 애썼다"고 돌이켰다.
김성균은 헌병감 김준엽 역을 맡았다. 이태신과 함께 수도권 방위 책임자를 담당하는 김준엽은 정상호 참모총장이 체포된 뒤 육군본부 벙커에 모여든 군 수뇌부의 수세적인 결정에 맞서 끝까지 강경 대응을 주장한다.
이 외에 배우 김의성, 안내상, 김성오, 안세호 등이 각각 국방장관, 반란군 장성, 4공수 여단장, 수경사 30경비단장 역으로 각축하며 '서울의 봄'의 긴박했던 순간을 완성한다. 더불어 배우 정해인이 특전사령관의 부관으로서 끝까지 사령관과 함께하는 오진호 소령, 배우 이준혁은 총장 경호원 역으로 특별 출연해 재미를 더한다.
김성균은 "김 감독과 첫 작품인데 존경해왔다.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결말을 빤히 알면서도 손에 땀을 쥐고 흥미진진했다. 김 감독을 믿고 하면 재밌겠단 생각으로 했다. 현장도 재밌고 좋았다"고 만족감 표했다.
'서울의 봄'은 오는 22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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