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稅감면 '3종세트'… 중소·중견기업 지방 이전 속도낸다
中企 창업주 고령화 빨라져
가업상속공제 추가확대 필요
정부가 기회발전특구를 비롯해 지방으로 이전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상속세 부담을 낮추려는 것은 기업 유치를 위한 핵심 대책이 세제 혜택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중소·중견기업 창업주들 고령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도 변수다. 선대 가업주가 현직에 있을 때부터 차분히 승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상속세 혜택을 늘려 지방 이전의 '물꼬'를 터보겠다는 구상이다.
일단 중견기업이 가업을 물려줄 때 상속세를 깎아주는 가업상속공제 대상은 지난해 말 상속세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부분적으로 확대됐다. 올해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은 매출 4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상속공제 한도도 최대 5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이는 애초 정부가 목표했던 것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정부는 세법을 고쳐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중견기업 기준을 매출액 1조원 미만까지 확대하려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부자 감세' 반발에 부딪혀 5000억원 미만으로 찔끔 늘리는 데 그쳤다.
지방시대위원회가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해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려는 것은 원만한 국회 입법 과정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에는 여야 의원 사이에서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균형 발전 정책 효과가 작았다고 평가한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 기업이 본사를 비수도권으로 옮길 때 법인세를 최장 10년간 100% 감면하고,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설 때 일정 부분 투자액을 보조(지방투자촉진보조금)하는 등 각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세금 감면 기간이 '한시적'이거나 단순 보조금을 지원하는 형식에 그치면서 정책 지원이 정작 지방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산발적인 지원책으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근본적인 인프라스트럭처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업들이 늙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도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확대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경영자 중 60세 이상 비율은 30.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상속 전문 법조계 인사는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자의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며 경영권 유지에 문제가 생기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가업상속공제 이용률은 저조하다. 국내 중소기업은 76만2000곳이지만 가업상속공제 이용 실적은 2021년 기준 110건에 불과하다. 가업승계와 관련한 세제 지원이 많은 일본(2918건), 독일(2만8482건) 등 중소기업의 뿌리를 키우고 있는 경쟁국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차이는 장수기업 생존으로 이어진다. 업력 100년 이상 된 한국의 장수기업은 7곳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3만3076곳, 독일은 4947곳을 보유하고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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