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채 피해자 만난 尹…"약자 피빠는 범죄 처벌수위 높여라"

우제윤 기자(jywoo@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11. 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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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피해신고센터 방문
철저한 수사·대책 마련지시
"빚독촉 시달리다 극단선택
세모녀 사건 가슴 아프다"
용산 소방의날 행사도 참석
순직소방관 이름 호명하며
"재난시스템 물심양면 지원"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고리 사채와 불법 채권추심은 정말 악독한 범죄"라며 "불법사금융을 끝까지 추적해 처단하고 범죄 이익도 남김없이 박탈하라"고 지시했다. 서민을 착취하는 범죄에 대한 엄단을 강조하면서 민생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9일 윤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를 방문해 센터 운영 현황을 보고받고 상담 인력을 격려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도 참석한 가운데 불법사금융 피해자 등 30여 명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빚 독촉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세 모녀 사건을 접하고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며 "민생 약탈 범죄로부터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기본 책무다.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고 피해 구제가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온라인을 통한 불법 사금융이 확산되고 그 수법이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며 "사회 경험이 없는 청소년들도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팬카페나 게임 커뮤니티에서 대리 입금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10만원의 소액을 빌려주고 수고비, 지갑비라는 갖은 명목으로 연 5000% 이상의 높은 이자를 요구하며 협박, 폭행, 불법을 일삼고 있다"고 구체적 사례를 들기도 했다. 또 "30대 여성은 지인의 연락처를 담보로 100만원을 빌렸다가 연 5200%의 살인적 금리를 요구받고 성착취를 당한 사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창기 국세청장, 윤희근 경찰청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관계기관장에게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범죄는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고, 인권을 말살하고 가정과 사회를 무너뜨리는 아주 악랄한 암적 존재"라며 "전 세계적인 고금리, 그리고 담보와 신용 부족으로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불법 사금융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해주시기를 당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약자의 피를 빠는 악질적 범죄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죄를 평생 후회하도록 강력하게 처단하고, 필요하면 법 개정과 양형 기준 상향도 추진하기 바란다"며 "불법 사채업자들의 범죄수익은 차명 재산까지 모조리 추적해 환수하고, 특히 국세청은 불법 사금융으로 얻은 수익을 단 1원도 은닉할 수 없도록 조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환수된 범죄수익을 피해자 구제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비롯해 피해자들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배상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함께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제61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정부는 우리 소방 조직이 세계 최고의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 방문에 앞서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잔디마당에서 열린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저는 지금까지 늘 제복 입은 공무원에 대한 예우와 처우를 강조해왔다"며 "지역의 소방지휘관 직급을 경찰관 수준으로 대폭 상향해 재난 현장에서의 지휘권이 확립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로 긴급 출동의 우선순위를 자동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첨단 소방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한 뒤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이동식 소화 수조를 확대하고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에 대응하기 위한 소방 로봇 보급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 생명을 지키다 헌신하신 순직 소방공무원들께 경의를 표한다"며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 현장의 대형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은 고 이형석 소방경, 고 박수동 소방장, 고 조우찬 소방교와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고자 화염 속으로 들어갔다가 사망한 고 성공일 소방교 등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우제윤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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