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노조·한노총 빠진 반쪽파업…교통대란 없었다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3. 11. 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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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파업 첫날
인력감축 이견 끝내 못 좁혀
출퇴근 시간 제외 파업 돌입
MZ노조 "파업할 자격 없다"
한노총, 사측안 찬성 분위기
지하철 운행률 변동 없지만
파업 추진동력은 약해져
서울지하철 노조가 이틀간 경고 파업에 돌입한 9일 2호선 신도림역 스크린도어에 파업 관련 공지가 붙어 있다. 이충우 기자

서울교통공사의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9일과 10일 벌어지는 지하철 경고 파업에 불참한다. MZ노조에 이어 한국노총도 불참을 선언하면서 파업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

서울교통공사 한국노총 소속 노조인 통합노조는 9일 긴급공지를 통해 경고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쪽 통합노조는 "서울교통공사노조의 경고 파업을 존중하지만, 통합노조는 참여하지 않기로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전했다. 통합노조의 이탈로 이번 시한부 파업에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만 남게 됐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 관계자는 "각자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지만, 교섭은 끝까지 함께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조합원 수 1만146명), 한노총 소속 통합노조(2742명),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1915명)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으로 구성된 연합교섭단이 사측과 교섭권을 갖는다. 단체 교섭권은 없지만 앞서 MZ세대 주축의 올바른노조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국노총의 파업 불참은 전날 진행된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한 평가가 민주노총과 엇갈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사는 지난 8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최종 협상을 시작해 밤늦게까지 협상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당시 최종 협상 결렬 전 노조 측은 파업을 두고 찬반 투표를 벌였는데 한국노총 소속 대표는 모두 파업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교섭단은 민주노총 소속 관계자 8명과 한국노총 소속 4명 등 12명으로 구성된다. 다수의 의견에 따라 사측 안은 거절됐다.

한국노총 소속 대표들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진전된 안이라고 보고 합의하려 했다. 8일 사측이 전한 협의문에는 '신규 채용 660명 추진' '불합리한 임금 잠식을 해소해 정부 지침(2023년 1.7%) 내에서 인상 폭을 최대로 할 수 있도록 협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두고 공사 내부에서는 '노조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다수인 민주노총이 이를 거부하면서 이틀간 경고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한국노총이 파업에 불참했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사전에 세운 '파업 시 운행률'에는 변동이 없다. 서울교통공사는 "운행률은 파업 전 연합교섭단과 법적 검토를 마친 필수 유지 협상서를 통해 체결한 사안"이라며 "파업 불참을 선언한 한국노총 직원들은 기관사 대기 인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파업 미참여자, 협력업체 직원 등 인력 1만3500명을 확보해 지하철 수송 기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출근 시간대에는 평상시 대비 열차를 100% 운영하고, 퇴근 시간대에는 평소의 87% 수준으로 운영해 전체 지하철 운행을 평시 대비 82%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용 인원이 많은 2·3·5호선에 비상대기열차 5대를 추가 투입해 퇴근 시간대 혼잡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9일 오전은 출근 시간대 지하철이 정상 운영되면서 '출근 대란'은 피했지만 10일 출근길 혼잡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매봉역에서 공덕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남 모씨는 "오전에는 별 탈이 없었지만 역사에서 나오는 '노동조합의 경고 파업 돌입에 따라 열차 운행 간격이 일시 조정됐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니 퇴근길이 불안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퇴근 시간을 조금 앞당겨 지하철이 아닌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권오균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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