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변압기 불황때 증설…이제 빛보네요"
美日경쟁사 사업 축소할 때
역으로 스마트공장 건설해
공정 단축, 야간작업도 가능
호황 맞아 수주 290% 폭증
"일정 꽉 차…또 증설하겠다"
"올해 성과가 좋아 직원들의 성과급 기대가 많이 높다. (호황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
지난 7일 찾은 울산 HD현대일렉트릭 500㎸ 변압기 공장. 유리창 너머 클린룸에는 컨테이너 4개를 쌓은 것보다 큰 크기의 쇳덩어리 여러 개가 있었다. 미국, 중동 등으로 수출할 변압기로 제품당 15만~2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소비자가 있는 도시까지 송전하기 위한 제품이다.
양재철 HD현대일렉트릭 상무는 "변압기는 전력 기기여서 내부에 수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진공 상태에서 온도를 높여 수분을 말끔히 제거한 다음 이물질·온도·습도가 관리되는 클린룸에서 제품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클린룸 바깥에는 최종 조립된 변압기 1대가 내구도 실험 중이었다. 경고음이 수차례 울린 후 눈부신 빛과 함께 번개 치는 소리가 귀를 먹먹하게 했다. 양 상무는 "낙뢰 충격 시험이 진행되는 모습"이라며 "변압기 완제품은 효율성, 온도, 절연특성 등 4~7일 동안 여러 시험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 울산 500㎸ 변압기 공장은 스마트 공장으로 2020년 준공했다. 1978년 변압기 생산 시작 이후 40년 이상 쌓아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기기 배치를 효율화하고 바닥이송장치, 자동철심적층장치 등 새 기기를 도입했다. 특히 자동철심적층장치는 작업자 4~6명이 필요했던 공정을 검사자 1~2명만 있으면 처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이를 통해 소요시간을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야간 작업까지 가능해져 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D현대일렉트릭 울산 변압기 생산단지는 500㎸ 스마트 공장 외에도 300·400·800㎸ 등 총 4개의 공장을 갖추고 있다. 약 660명이 근무 중이며 동시에 생산 가능한 변압기는 100여 대, 연간 생산능력은 300대 이상이다.
양 상무는 "수주 호조로 일감이 밀려들면서 3개월 안팎이던 제조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며 "수주 중 85%는 수출 물량"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변압기의 75% 이상이 설치한 지 25년이 넘은 노후 제품으로 대규모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건설을 비롯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앞서 히타치가 미국 공장을 폐쇄하고 GE는 영국과 독일의 변압기 사업을 축소하는 등 2010년대 후반 글로벌 경쟁업체가 변압기 사업을 축소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누리는 수혜는 더 커졌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2018~2019년 글로벌 변압기 시황이 상당히 어려웠다"며 "경쟁사들이 사업을 축소하는 와중에도 HD현대일렉트릭은 500㎸ 스마트 공장 증설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수주액은 지난해 1조5183억원, 올해 3분기 누적 1조787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4578억원 대비 각각 232%, 290% 폭등했다. 영업이익도 2018년, 2019년 합계 2573억원의 누적 적자를 벗어나 2020년 흑자 전환 이후 매년 상승세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905억원이다.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으로는 이례적인 10%를 달성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시작된 슈퍼사이클을 맞아 적극적인 생산능력 확장에 나섰다. 김 부사장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2019년 증설에 이어 또다시 야적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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