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딘에 대한 오해와 진실 #방송쟁이 #INFJ #딘딘은 딘딘[인터뷰]

김원희 기자 2023. 11. 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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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딘. 슈퍼벨컴퍼니


가수 딘딘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과 이미지가 있지만, ‘딘딘은 딘딘’이다.

딘딘은 지난 2013년 엠넷 ‘쇼미더머니 2’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헝그리 정신이 주요 정서였던 국내 힙합신에 ‘엄카 찬스’를 외치는 철없는 ‘부잣집 래퍼’ 등장은 시선을 집중시켰고, 이후 다수의 예능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여갔다. 래퍼로서 앨범도 꾸준히 내왔지만, 대중에 래퍼보다는 방송인으로 인식되는가 하면 힙합신 팬덤의 비난 섞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래도 딘딘은 가요계에서도 방송계에서도 꿋꿋이 버텨냈다. 그렇게 어느새 10년, 자격지심을 느끼기도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했던 시간에 대해 딘딘이 직접 전했다.

음악보다 방송?


딘딘. 슈퍼벨컴퍼니 제공


“솔직히 음악은 좀 뒷전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의 슈퍼벨컴퍼니 사옥에서 만난 딘딘은 인터뷰에서도 내내 솔직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미디어 데뷔가 워낙 강렬하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유쾌한 성격에 스스로 방송 출연에 거부감도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방송 출연이 늘었다.

딘딘은 “래퍼라고 데뷔해놓고 방송을 많이 하니까 힙합 좋아하는 분들은 ‘래퍼라는 애가 왜 방송만 하냐’고 했던 것 같다”며 “다른 가수들보다 음악보다 방송에 집중했던 게 맞는 것 같다. 또 돌이켜 보면 방송에서 ‘광대 짓’도 많이 했다.(웃음) 실력도 없으면서 인기 얻으려 방송 나간 것처럼 보였을 거다”고 과거 행보에 대해 솔직히 자평했다.

이어 “‘나 랩도 잘해’ 하려고 해도 듣는 사람들이 인정할 만한 노래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작업을 시작할 때 두려움도 있었고, 음악도 열심히 하는데 왜 안 알아주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며 “그렇지만 방송은 자주 얼굴을 비칠 수 있는데 음악은 열심히 해야 두 달에 한 번 나올까 말까 아닌가. 그래놓고 가수로서 이미지를 더 봐달라는 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마음을 내려놓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는 음악에 더 집중하면서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다는 딘딘. 그는 최근 래퍼 매드클라운과 랩 스터디 그룹을 결성하고 병원에서 발성 치료를 받는 등 가수로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전했다.

알고 보니 INFJ


딘딘. 슈퍼벨컴퍼니


“철들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냐고요?”

딘딘은 “20대 초반에는 자격지심 덩어리였던 것 같다”며 “자기 게 정확하게 없는 사람은 남의 것을 탐낸다. 제가 딱 그랬던 것 같다. 연예인은 됐는데 뚜렷하게 뭘 하는지 모르는 포지션이라 래퍼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가 변하게 된 것은 ‘진짜 딘딘’을 알게 된 때부터다. 딘딘은 “어는 순간 다름을 인정하게 됐다. 나만의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했고, 내가 잘하는 걸 알게 되고 주력하면서부터는 자격지심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그 ‘어느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그는 “제 MBTI가 ENFP다. 제가 라디오 DJ를 하고 있는데, 어느 날 청취자가 ‘딘딘 씨 ENFP 아닌 것 같다, 테스트를 다시 해보라’고 하더라. 그럴 리가 없다 하면서 다시 검사해보니 INFJ가 나왔다. 너무 충격이 컸다”고 답했다.

딘딘스러우면서도 예상외의 답변에 현장에는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딘딘은 “사실 이미 변화를 서서히 느끼고 있었다. 평생을 늘 사람과 함께 해야 하는 ‘댕댕이’ 같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 저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해지더라.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좀 힘들었다. 그렇지만 ‘나’를 찾고 나서는 마음이 안정적으로 됐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로는 남들이 잘 됐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됐다. 그런 저를 보면서 진심으로 스스로 감동했다”고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10년이 지나도, 딘딘은 딘딘


딘딘. 슈퍼벨컴퍼니


“딘딘만의 것이 있는, 딘딘은 딘딘인 가수가 목표에요.”

그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딘딘은 딘딘’은 래퍼 한해가 ‘힙합의 민족’에서 디스 랩 중 언급한 구절이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조롱 조의 밈으로 사용됐지만, 딘딘은 “그게 놀리는 건지도 모를 정도로 생각이 짧았다. 내 이름을 말해서 좋았는데, 댓글로 그 의미를 알고는 곱씹을수록 열 받더라”고 비화를 전했다.

그러나 딘딘은 그 조롱마저 자신의 시그니처로 승화시켰다. 지난 2019년 발표한 ‘딘딘은 딘딘’은 이제 콘서트의 고정 앙코르곡이다. 그는 “노래를 하기 전에 ‘딘딘은 뭐죠?’라고 외치면 관객들이 ‘딘딘’이라고 답한다. 그때마다 감동적이다. 이렇게 자신의 이름을 트랙에 넣은 가수는 사이먼 디 형 아니면 나뿐일 거다. 한해 형에게 고맙다”라고 웃었다.

그렇게 딘딘은 ‘딘딘스러운’ 행보를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18일에는 데뷔 10주년 콘서트를 개최하고 이후 신곡을 발표하고 ‘래퍼 딘딘’으로 활약한다.

“‘음악적으로 많이 변했으니 들어주세요’ 하기보다는 꾸준히 좋은 음악을 발표해 디스코그래피에 남기려고 해요. 저의 어떤 노래를 듣고 ‘이 노래 괜찮네’ 하고 다른 노래들을 들어봤을 때 ‘딘딘 노래 원래 좋았구나’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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