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러, 북한에 기술적 지원 제공중" "중국 건설적 역할 해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9일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장비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을 위해서 기술적 지원을 하는 것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러 협력은 “쌍방향 관계”라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북한에 군사기술을 이전하지 않도록 파트너들과 압박을 가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논의했다”고 소개했다.그러면서 “북한이 위험한 행동에서 발을 떼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 장관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유럽의 안보위기가 계속 고조되는 상황에서 동북아에서 이런 러북간 군사협력, 무기거래에 의해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장관은 “국제 정세가 불안할 때일수록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더 강력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2030 부산 엑스포에 대한 미국 측 지지도 당부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9 [공동취재]

북한은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소리(VOA)는 전날 북한 나진항에 지난 8월 이후 두 달여 동안 선박 15척이 드나들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 오찬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나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핵심 가치를 수호하고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북핵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중동정세 불안으로 미국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 반 동안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 확고히 구축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블링컨 장관이 큰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 대외 정책의 주안점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 맞춰져 있다”며 “역내 핵심인 한국과의 동맹 그리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와 한미일 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이끈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2년 8개월 만으로 이스라엘과 요르단, 터키 등 중동을 방문한 뒤 일본을 거쳐 전날 오후 늦게 방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