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전화하면 영어로 자동 통역

삼성, 내년 갤S24에 탑재
SKT '통역콜' 연내 서비스

이제는 통화 녹음·요약을 넘어 실시간 통화 통역의 시대가 열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각 사의 인공지능(AI) 기술로 잇따라 실시간 통화 통역 기술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르면 연내 또는 내년 초에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으로 상대방의 언어를 몰라도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통해 내년부터 실시간 통역 통화와 같은 기능을 핸드폰에서 구현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갤럭시 AI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기술과 함께 업계 파트너들과 협력해 개발한 기술을 종합한 모바일 AI 경험을 의미한다. 갤럭시 AI는 내년 초 출격하는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4를 시작으로 주요 모델에 탑재될 전망이다.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은 갤럭시 AI를 통해 구현될 주요 기능 중 하나다. 갤럭시 AI가 탑재된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별도의 외부 앱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면,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상대방은 갤럭시 AI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가능하며, 통역된 대화는 음성으로 듣거나 텍스트 형식으로 읽는 것 둘 다 가능하다. 해당 기능에서 현재 준비 중인 외국어는 우선 영어로, 지원될 언어 종류는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연내 공개를 목표로 통화 통역 기능인 '에이닷 통역콜'을 개발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인 '에이닷'을 통해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9월 '글로벌 AI 컴퍼니' 전략을 발표하며 양방향 통역 전화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통역콜은 양방향 실시간 통역 서비스로,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4개 언어의 통역을 지원할 예정이다. 통역 스크립트도 함께 제공하며 향후 베트남어, 태국어, 독일어 등 11개 언어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에이닷을 통해 아이폰에서도 통화 녹음·요약을 구현하며 에이닷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처럼,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늘려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