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시들한 변액보험, 공매도 금지에 살아날까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 이후 주식시장 변동성 커져
향후 변액보험 인기 되살아날지 관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고금리와 증시 부진 등의 영향으로 변액보험의 인기가 시들하다. 그러나 최근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액보험 상품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불안한 증시 속 생보사 일각에서는 변액보험 수익률이 떨어진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 금융당국, 공매도 한시 금지 방침…주식시장 '출렁'
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변액종신·변액연금·변액유니버셜·변액기타 보험 신계약 건수는 1만8323건으로 지난해 2분기(2만6083건) 대비 29.8% 감소했다. 이는 최근 6년 동안 가장 적은 수치로, 6년 전인 2017년 1분기(21만9829건)와 같은 해 2분기(18만6336건)와 비교하면 최대 90% 줄어든 수준이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특별계정으로 분류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그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이익을 배분함으로써 보험기간 중에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변동하는 상품이다. 직접 펀드에 투자하면 가입·환매 때마다 매번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변액보험을 통하면 펀드 변경 시 수수료가 없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도 적용돼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이 주로 찾는다. 변액보험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펀드는 주식형·채권형과 둘을 섞은 혼합형 등으로 나뉜다.
변액보험은 증시 활황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주가 하락 등으로 변액보험 수익률도 떨어진 상황이다. 생명보험협회에서 발표한 변액보험 펀드유형별 순자산액 가중평균 수익률을 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펀드 수익률은 6.96%를 기록했다. 직전 5년 수익률(14.01%)과 견주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개인들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고금리 장기화와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 열풍이 식어가면서 증시를 떠났다. 고금리 영향으로 채권형 펀드마저 수익률이 둔화됐다. 펀드보다 더 안전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변액보험의 인기도 식었다.
변액보험에도 황금기는 있었다. 지난 2021년 코스피지수가 33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활황을 나타내고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도 확대됐을 당시, 변액보험 초회 보험료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 주식시장 회복세?…"변액보험 투자 고려할 만"
변액보험은 보험 상품 중 증시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저금리와 주가 상승기에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를 발표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액보험 상품도 다시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실제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6일, 공매도 잔액이 많은 2차전지 관련 종목이 폭등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는 3년 5개월 만에 변동성 완화 조치인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부작용이 출현해도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업종이나 개별 종목에서는 이번 주부터 공매도 금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투자전략팀도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 전면 금지가 오히려 (투자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시 급락국면에서 위기 대응방안으로 단행됐다면 이번에는 증시 반등국면에서 수급동력이 가세하는 영향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불안한 증시 속 생보사 일각에서는 변액보험 수익률이 떨어진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시각도 있다. 당장의 수익을 얻기는 어려워도 싸게 구입해 시장이 회복되면 수익 확대를 노릴 수 있어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이 증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식시장 회복세를 기대한다면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며 "다만, 단기 수익이 아닌 10년 이상 장기 보험이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변액보험의 인기가 되살아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예측할 수 없으나 변액보험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공매도 금리의 영향은 일시적이지만 변액보험 자체가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당장의 영향은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올해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되면서 종신보험이나 중저가 보장성 상품을 많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체제에서는 마진율이나 영향이 미미해 설계사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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