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라운지] 마포공덕자이 8년간 전세대출 못 받은 사연은?

토지수용 갈등에 준공후 미등기
마포구청장 중재 … 내년 풀려

토지 소유자와 조합 간 법적 분쟁으로 2015년 준공 후 끌어오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아파트(사진) 미등기 문제가 무려 8년 만에 해결됐다. 공덕자이 1164가구 소유자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9일 마포구는 "아현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소송을 진행 중이던 토지 등 소유자 2인이 소송을 취하하고 지난 8일 조합과 공덕자이 미등기 해결을 위한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마포구 아현동 공덕자이는 조합총회 가결과 이전고시 절차를 거쳐 1년 안에 등기를 완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현 4구역은 2006년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15년 공덕자이 공사를 마치고 준공인가가 났다. 하지만 조합과 토지 등 소유자 간 소송으로 지금까지도 이전고시가 나지 않은 상태였다. 현금을 청산받은 토지 소유자들이 수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조합을 상대로 수용재결 무효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2017년 청산에 대해서는 무효로 판결했지만, 보상금은 양쪽이 합의하라고 권고했다.

이후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면서 지금까지 이전고시 등 등기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1164가구 소유주는 그동안 주택담보대출도 받지 못했고, 주택 매매 시 등기에 올릴 수 없는 등 총 1조5600억원에 이르는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특히 일반분양 매물은 전세대출을 받지 못해 반전세·월세만 가능하다 보니 아파트 가격 저평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상생위원회를 여러 차례 개최해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직접 나서 당사자 간 면담을 중개하면서 합의가 진전되기 시작했고, 지난 8일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또 마포구 관계자는 "사인 간 문제이다 보니 그동안 구청에서도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며 "다만, 이를 법적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해결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지난 8년간 해결되지 못한 공덕자이 미등기 문제가 드디어 해결 수순을 밟게 돼 기쁘고 감격스럽다"며 "이번 합의를 시작으로 등기까지 신속·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곳처럼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각종 갈등으로 준공 후 해산이나 청산하지 못해 피해를 주는 사례가 많다. 서울시가 올해 3분기 일제 조사를 시행한 결과 총 167개 조합이 소송 진행(79곳), 조합장 또는 청산인 소재 불명(42곳), 잔존 업무 처리 등 정상 추진(36곳) 중으로 청산이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박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