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미술관 아니에요" …그림에 빠진 견본주택

서찬동 선임기자(bozzang@mk.co.kr) 2023. 11. 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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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케이프 양양 견본주택
박서보 등 작가 30여점 전시
아트컨설팅 기업 OKNP는
서초동 더팰리스73 입점
인스케이프 양양 견본주택. 인스케이프 양양

"고객이 작품 속 바다를 보면서 양양을 떠올리면 좋죠."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마련한 호텔형 생활숙박시설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의 견본주택에선 다음달 8일까지 현대미술 전시회가 열린다.

'상상하는 바다'라는 콘셉트로 박서보 화백 작품뿐 아니라 하종현·조문자·이호철 화백 등의 현대미술 작품 3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는 전용면적 37~151㎡, 393실로 구성되며 강원도 양양에서 가장 높은 39층이다.

분양 관계자는 "1차 분양을 마치고 2차 분양을 위한 행사로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며 "사전 등록을 통해 무료로 전시회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9일 건설·분양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과 미술 시장의 협업이 늘어가고 있다. '건축'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고급 주거시설 수요층이 미술품 수요층과 겹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토털 아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트컨설팅 회사인 OKNP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개발 중인 '더 팰리스 73'에 갤러리 입점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서초구 서초동 일대가 원베일리와 래미안 퍼스티지 등 재건축을 통한 부촌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팰리스 73'은 세계적 건축 거장인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해 주목받기도 했다. 지상 35층 2개 동에 가구 수는 73가구에 불과하지만 하이퍼엔드 주거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국내 대표 갤러리 가나아트에서 분사한 OKNP는 더팰리스 73 입점을 통해 해당 건물의 아트 컨설팅뿐 아니라 입주민을 대상으로 미술품 감정, 구매·판매와 관련한 아트테크 등 전문적 문화 강좌와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설업계도 미술을 접목한 활동이 많다. 포스코이앤씨는 강남구 자곡동 소재 '더샵갤러리 2.0'에서 설치미술 전시회를 다음달 10일까지 진행한다. 국내 MZ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다양한 소재와 질감을 활용해 장식품과 가구 등을 전시한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누구나 쉽게 갤러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간으로 행사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특히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에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건설업체 중에서도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회사 로비에 상시적으로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미술 플랫폼 업체와 협업해 아파트 단지 공용 공간에 미술 작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술 작가와 작품을 지원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아파트 등 부동산 수요자도 미술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라며 "특히 고급 주거시설은 미술 전시회와 협업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찬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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