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R&D] 머니스테이션 이정일 대표 “요즘 투자자들은 머니스테이션을 봅니다”
※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기술개발, 사업화, 지식재산권 창출 및 보호까지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돕는 ‘서울형 R&D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IT동아가 [서울형 R&D] 시리즈를 통해 ‘2022년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업을 만나, 도약을 꿈꾸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금융투자는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재테크다. 수익률 좋은 금융투자상품을 찾고, 확실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모두가 이익을 얻지는 못한다. 몇 년간 높은 수익률을 올렸던 금융투자상품이라도 갑자기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매순간 주의할 수밖에 없다. 전문 금융투자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선물, 선도, 스왑, 옵션 등)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원금의 몇 배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혹하기 마련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이지만 무시하기 어렵다.
머니스테이션은 이러한 금융투자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정보의 주체는 투자자들 본인이다. 주식, 채권, 펀드 등을 포함해 여러 파생상품 정보를 공유하는 SNS에 가깝다. 이정일 머니스테이션 대표는 “투자자들은 30년째 투자 직전에 투자 커뮤니티 참고한다. 수많은 정보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담는다”라며, “이러한 정보를 분석해 제공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개한다.
투자자들의 콘텐츠를 SNS처럼 공유합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머스테이션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이정일 대표(이하 이 대표): 머니스테이션은 투자자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투자자들은 투자를 위해 정보를 검색한다. 지난 30년 간 한결 같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TV, 신문 등의 뉴스를 통해 정보를 습득했고, PC 인터넷, 스마트폰 모바일 시대를 거쳐 다양한 기기에서 정보를 얻는다. 이후 기술의 발전에 따라 더 많은 데이터를 얻는다. 주식 시세 데이터, 가격 데이터, 거래 데이터 등도 참고자료로 습득한다.
IT동아: 확실히… 맞다. 누군가가 ‘얼마 전에 들은 정보인데…’라는 말과 함께 투자 관련 이야기를 시작하면 대화를 끝내기 어렵다. 그만큼 투자 정보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다.
이 대표: 하하. 맞다. 투자자들이 모이는 ‘투자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주식 관련 게시판이나 P넷, T풀 등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게시판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투자 시장에서 움직이는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커뮤니티의 장점은 ‘토론’이다. 일반 매체가 제공하는 정보는 일방향인데 커뮤니티의 정보는 투자자가 직접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한다.
물론, 몇 십년간 쌓아 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나 투자 분석 서비스의 정보와 커뮤니티의 정보는 신뢰도와 정확도에서 차이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에게는 이러한 정보도 가치를 지닌다.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투자 전문가, 관련 업계 종사자, 애널리스트, 교수 등이 모여 만드는 그룹, 페이지 등에서 투자 시장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는 정보 등은 어떨까?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보고 싶은 정보일 수 있다.
IT동아: 아… 이해했다. 매체 즉, 미디어는 특성상 제공할 수 없는 정보들이라는 의미 아닌가.
이 대표: 확실하지 않은 밈성 정보, 흔히 말하는 ‘찌라시’에 가까운 소문 들은 매체에서 접하기 어렵다. 그런데 간혹 이러한 정보가 의외의 결과로 이어진다.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정보도 이와 같지만, 누군가에는 확실한 정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머니스테이션은 이러한 경험을 제공한다. 제도권 금융기관과 미디어에서는 생산할 수 없는 창의적인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금융 인플루언서, 투자 전문가들도 참여해 콘텐츠도 공유한다. 과거 PC에 맞춰 제공되던 정보의 사용자경험을 모바일 앱에 맞춰 제공해 편의성을 더했다. PC 홈페이지에 최적화한 게시판 형태를 모바일에 최적화한 SNS 형태로 제공하는 셈이다.
해외에서 이러한 투자 커뮤니티를 제공하며 성과를 올린 스타트업도 많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소셜 투자 플랫폼으로 성장한 서비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정리하자면, 머니스테이션은 금융SNS를 표방하는 플랫폼이다. 대부분 고관여 투자자들이 참여한다. 최소한 투자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투자한 정보를 공유하고, 상대방이 투자한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정보를 공유한다.
기관투자자와 펀드매니저의 경험에 금융공학을 더했습니다
IT동아: 확실히…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나 투자 전문가의 칼럼이나 정기적인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면 정보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부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성 콘텐츠도 구독하며 이용하지 않나.
이 대표: 맞다. 이미 해외에서는 투자 정보를 생산하고 구독하는 서비스를 10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미국에서 퍼듀대학교와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과 전산학 학사와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증권사, 자산평가사 등을 거치며, 제도권 펀드매니저로 경력을 쌓았다.
IT동아: 금융공학이라는 단어가 많이 낯설다. 조금 더 자세하게 듣고 싶은데.
이 대표: 금융공학은 공학적 기법을 이용해 금융 문제를 해결하거나 분석하는 학문이다. 통계학, 확률론, 미분방정식 등 다양한 수학적 방법들을 활용하고 IT 기술을 더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금융투자 관련 파생상품이 만들어졌고,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 전문가의 합성어)를 통한 자동투자 서비스 등이 탄생했다.
미국 유학 뒤 한국에 돌아와 기관투자자, 펀드매니저 등으로 일하며 다양한 투자상품을 분석하고 개발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자금 규모로 운용하는 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통계 분석, IT 기술, 금융 시장 데이터 분석 기술, 전반적인 자본 시장에 대한 지식 등을 습득했다.
- 참고로 이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퀀트펀드운용본부 펀드매니저, KB증권 리서치센터 퀀트리서치 선임연구원, Fn자산평가 금융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웹케시 IT병역특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으로 일했었다. 당시 펀드 운용자산 규모 1조 원 이상을 운용하는 팀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국민연금, 노동부, 우정본부 등의 기관자금, TIPP, Vol Target, ELF, Quant, Index 펀드, IPO, ETF, 이벤트 드리븐, 롱숏 차익거래 펀드 등을 운용했었다.
이러한 경험을 쌓으며 학생일 때 미국에서 사용했던 서비스를 국내에도 선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머니스테이션을 설립한 이유다(웃음). 금융투자 시장에 IT 기술을 더하고자 하는 바람은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투자 시장에 조금 더 편리하고 유용한 서비스를 더하고 싶었다.
IT동아: 기관투자자와 펀드매니저로 일할 때와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인데.
이 대표: IT병역특례로 개발자로 일했을 때도 IT 서비스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기관투자자로 일하며 투자자가 아닌 창업가로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싶었다. 능동적으로 창조하고 싶은… 그런 열망이다. 자신있었다. 새로운 아이템을 기술 트렌드를 투자 시장에서 선보이고 싶었다.
IT동아: 여러 아이템 중 머니스테이션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 대표: 크라우드펀딩, P2P 대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상품 추천 등 다양한 아이템을 고민했다. 대부분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창업하는 아이템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고, 과거 경험을 통해 IT,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소수만 이용하던 고난이도 투자 분석 방법을 개인투자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시장에 대한 고도의 정량적 분석 기술과 커뮤니티 형태의 ‘집단지식’을 결합하면 투자 과정에 필요한 리서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난 2018년 머니스테이션을 설립했다. 머니(돈)에 관련된 정보는 모두 여기(스테이션)에 모인다를 의미를 담았다.
요즘 투자자들은 머니스테이션을 봅니다
IT동아: 정보를 모은다는, 콘텐츠를 모은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이 대표: 콘텐츠는 결국 사람이 생산한다. 사람을 모아야 했다. 많이 어려웠다(웃음). 다만, 타겟은 명확했다. 블로그나 유튜브, SNS 등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생산자에게 연락하며, 스스로도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문가와 초보자를 위한 금융, 투자 관련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작성했다. 보기 쉬운 카드뉴스를 발행하기도 했고… 사람들에게 ‘머니스테이션에 가면 투자 정보가 있다’라는 것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응형 웹페이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콘텐츠가 쌓이고, 점차 활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성장했다. 현재 기준 머니스테이션 누적 콘텐츠는 7만 건, MAU 5만 명을 달성했다. 월 생산되는 콘텐츠는 3000건 규모이며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필진은 약 300명이다.
IT동아: 그저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는 수익을 올리기 어려울텐데.
이 대표: 머니스테이션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공유되는 콘텐츠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콘텐츠 기반의 마켓 플레이스가 형성됐다. 인플루언서가 방송하고 구독자가 이를 후원하는 시스템과 비슷하다. 또한, 머니스테이션에 쌓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금융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유통 창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플랫폼이기에 가능했다.
주요 증권사들의 요청도 있었다. 각 증권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토론방에 머니스테이션의 콘텐츠를 링크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각종 뉴스나 외부자료를 공유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진증권, DB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사의 MTS(Mobile Trading System)와 HTS(Home Trading System)에 머니스테이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IT동아: 아… 머니스테이션 콘텐츠를 투자 거래 서비스와 연결해 제공하는 것인가.
이 대표: 맞다. 다만, 유용한 콘텐츠를 연결해야 한다. 동떨어진, 관심없는 정보를 제공하면 역효과만 생긴다. 이에 사람, 금융상품, 콘텐츠를 분석해 추천하고 연결하는 ‘시그널엔진(Signal Engine)’을 개발했다. 시그널엔진 알고리즘은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명확한 규칙성을 갖는 금융자산을 찾아내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다.
머니스테이션 콘텐츠를 금융투자사에 제공하고, 시그널엔진 알고리즘을 이용해 추천상품을 연계한다. 고난이도의 데이터 중심 펀드와 금융 시장에서 쌓았던 경험을 담았다. 시그널엔진은 빅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낸다. 외부 증권사, 자산운용사, 여의도 금융투자사 등에서 유료로 이용하고 있다.
개인에게 맞는 콘텐츠와 금융상품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머니스테이션의 콘텐츠를 금융투자사와 연결하고, 이 과정에 필요한 정보 검색과 분석을 시그널엔진으로 제공해 금융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것인가.
이 대표: 지향하는 목표다. 시그널엔진을 증권사 MTS, HTS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널에 연결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현직 금융투자 업계에서 인정 받았고, 머니스테이션을 외부 플랫폼으로 연결하며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누적 콘텐츠 수와 MAU 등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중이다. 전문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전문 투자자를 위한 시그널엔진 상품도 개발했다.
2018년 머스테이션 설립 후, 2020년 머니스테이션 베타 버전과 시그널엔진을 오픈했다. 설립 첫해 매출은 60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작년 기준 6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억 원 규모에 이른다. 2022년 BEP를 달성했고,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해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웃음).
IT동아: SBA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대표: 2018년과 2022년, 총 2번 신청해 참여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은 생존을 위해 초기에는 여러 지원 사업과 프로그램, R&D 과제 등을 수행하지 않나. 우리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서울형 R&D 지원사업을 수행했다. 특히, 콘텐츠 플랫폼인 머니스테이션은 사람이 모이고 콘텐츠 공유가 늘어나기 전까지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거의 매출이 없었던 설립 3년차까지 우리의 목표를 향해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 중의 하나였다.
무엇보다 서울형 R&D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마중물이었다. 조금만 더, 이것만 더 할 수 있는 기틀이었다. 어려웠던 시기를 버티며 기술 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였다.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시그널엔진의 기초를 만들 수 있었고,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머니스테이션은 투자의 기회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머니스테이션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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